묽은 액비
불과방망이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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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정리를 한다
어제 저녁부터
십년 즈음 지난
오래된 통이 있는데
은행을 포함
산약초도 넣은 걸로 기억한다
후에 액비로 사용코자
내 손으로 해놨지

길고 가슴까지 올라온 통이다

제법 큰 다라
네개를 펴 놓고
사각 나무 두개를 올리고
작지 않은
구멍의 거름용 대짜리를 언고

통에 있는
액비를 부어 떨어뜨린다
처음엔 윗물이어서
잘 떨어졌는데

통아래로 내려 갈수록
그게 잘 안 떨어진다

그렇게
여러개 다라를 해놓고

더 작은 구멍의 거름망으로
한 다라씩 한다
위에서 받았던 다라부터 하니
처음은 수월하게
내려온다
아래에서 옮겨온 다라를 하는데
한 박적 거르면
내려오지 않아
박적으로 긁어 본다
큰 변화없이 좀 걸린다
나중엔
부어놓고 떨어지는 소리 안나면
건져 담았던 바케스에 담아버린다

위에서 퍼낸 것보다
냄새도 더 있다

잘 떨어진 액비는
다시 깨끗한 통으로 옮기고
밭에 사용하고

걸러진 것들은
태울 수 없음으로
마늘 고랑에 쳐 넣는다

오래된 통은
다시 깨끗이 하고
세워놓고
물청소로 마무리 한다

버려진 찌꺼기에는
내가 잘라 넣은
속이 비고
검게 변한
포도나무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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