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www.youtube.com/watch?v=1VmoPdH9Qbk
CCM 캠프 초대석 112번째 시간에 싱어송라이터 이길승 목사(아티스트, 교수)가 출연하여 최근 발매한 정규 7집 앨범 자화상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박성욱 PD가 맡았다.
6년의 기다림, 일기처럼 써 내려간 '자화상'
이길승 목사는 오랜만에 CCM 캠프 초대석을 찾았으며, 새 정규 앨범 자화상은 무려 11곡이 담긴 작품이다. 이 앨범은 2019년 6집 이후 약 6년 만에 나온 것으로, 작곡 활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긴 공백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곡들을 마치 일기처럼 쓰는 편이며, 특별한 주제 의식 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하고 정리하다 보면 3~4년 후 앨범을 구성할 만큼 곡이 쌓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쌓인 곡들을 살펴보니, 그 안에 흐르는 공통점은 바로 **‘저의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앨범에 담긴 이야기들—동네 이야기, 집 풍경, 관계, 꿈, 주변 상황(교회 포함) 등—이 결국 자신과 연결된 모든 상황 속에서 흘러나왔고, 이 모든 대상 안에 자신의 얼굴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화상이라는 제목을 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노래해 온 모든 것들이 사실은 나의 얼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앨범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앨범 타이틀곡인 '자화상'은 어린 시절 그에게 영향을 끼쳤던 음악들을 오마주하는 형식으로, 현재 자신의 음악하는 모습을 솔직하게 그린 노래이다. 이 앨범 표지(연필 스케치) 역시 그가 직접 그린 것이며, 글씨 작업까지 본인이 담당한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청자의 '자화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
박성욱 PD는 앨범 제목 자화상을 보고 "일정 시간에 나이가 지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된다는 표현"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길승 목사는 청자들이 이 음악을 듣고 듣다 보면 결국 **‘이것이 나의 자화상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저의 자화상을 누가 본다는 게 그렇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로 이것들을 다시 좀 읽어내는 그런 시간들이 있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라이브로 만나는 주요 곡들
이날 방송에서 이길승 목사는 세 곡의 라이브를 선보였다.
'노래할 거야': 7집 제작 전 싱글로 발표했던 곡으로, 자신이 계속 노래를 해야 할 이유에 대해 고민하며 만든 곡이다. 그는 "나의 서툰 위로가 너의 마음 한귀퉁이에라도 번져가 서럽고 쓸쓸한 길모퉁이 어디서 잠시라도 미소짓게 할 수 있다면 난 노래할 거야"라는 가사를 통해 노래하는 이유를 전달했다.
'자화상': 타이틀곡 '자화상'에 대해 박성욱 PD는 가사를 찾아보며 들었고, "슬프고 쓸쓸한 길모퉁이 어디서 잠시라도 미소짓게 할 수 있다면" "그러면 됐지"라는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평했다. 이 목사는 이 노래를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이야기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가사에는 해바라기, 어떤 날, 조동익, 이병우, 들국화, 유재하, 김현식 등 그에게 영향을 준 아티스트들에 대한 오마주가 담겨 있다. 그는 "삶이라는 건 조명이 비추든 누가 듣던 말든 어찌 됐건 계속 가야 하는 진행이 되는 그런 과정"이며, 인생을 통해 배운 것들 덕분에 노래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러면 됐지"라는 생각을 요즘 한다고 고백했다.
'어떤 기도': 이 곡은 약간 역설적인 표현들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정말 바른 신앙에 대한 간절함이 담겨 있는 노래이다. 그는 "하나님 나의 기도 듣지 마세요 / 그 바람에 나만 가득할 때"라는 구절을 직접 노래하며, 형식적인 표현보다 사실적인 표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가는 이들
이번 7집은 긴 시간 녹음되었고, 여러 라이브 공연을 거치면서 다양한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이 목사는 음악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보다는 음악에 대한 이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베이시스트 최성규 의 작업에 대해 언급하며, "제 음악을 워낙 잘 아시고 그러니까 제 음악을 뭐 제 음악이 좋은 부분도 아시지만 또 별로인 부분도 너무 잘 아시는 분이세요"라고 감사를 표했다. 최선규의 베이스 연주는 수록곡 '거울 앞에서'에서 특히 돋보인다고 추천했다. 또한, 촉박한 앨범 작업 막바지에 오벳(Obed)의 정상원 씨가 믹스를 맡아주어 무사히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무리 및 향후 활동 계획
오랜만의 라디오 출연이었음에도 이길승 목사는 "PC 통신 시절로부터 제 음악을 들으시고 같이 또 응원해 주셨던 분과 함께 거실에서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얘기하는 기분으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라이브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을 더 만들고 싶다고 밝혔으며, 개인 활동 채널로는 인스타그램(아이디 @2nd_day )과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고, 유튜브 활동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방송은 7집 수록곡 '우리 동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을 들으며 마무리되었다. 청취자들은 문자를 통해 "마음에 고요이 스며드는 목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어느 곡 하나 걸을 타선이 없는 명반"이라며 앨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