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창사 60주년 기념 <한국교회 성경필사본 전시회> 6/24 ~7/31 개최
장주희
2014.06.11
조회 1707



창사 60주년을 맞은 CBS(사장: 이재천)가 한국교회 성도들과 함게 감동과 은혜를 나누기 위해 특별기획 ‘한국교회 성경필사본 전시회’를 오는 23일부터 7월 31일까지 38일 동안 서울 목동 CBS 사옥에서 개최한다.

오는 23일(월) 개막예배를 드리고 24일(화)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성경 필사본 전시회에는 인천선린교회가 제공한 세계 최대 성경전서를 비롯해 전교인이 참여한 필사 성경, 희귀한 두루마리 필사본, 12폭 잠언 병풍 필사본, 두루마리 화장지에 쓴 필사본 등 감동과 은혜가 넘치는 다양한 성경필사본 350여점이 전시된다.

CBS는 이번 전시회의 원할한 관람을 위해 목동 CBS 사옥 7층 전층 공간을 비운 채 전시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전시회에는 성경 필사본 전시는 물론이고 필사본에 담긴 간증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또 대한성서공회와 협력해 사해사본이나 고어성경, 대륙별 언어 성경 등 희귀성경 코너도 마련했다. 아울러 어린이 청소년들이 파피루스에 성경구절을 직접 쓰고 그림으로 장식하는 ‘파피루스’ 체험코너도 운영한다. 이밖에 하루 일회 필사자의 간증을 듣는 시간은 물론 성경 가훈 써주기, 성경필사 재료 제공 등 다양한 공간들이 마련된다.

CBS는 이미 3년 전부터 전북과 부산, 청주 등지에서 성경 필사본 전시회를 열어왔으나, 전국 차원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CBS가 창사 60주년을 맞아 필사본 전시회를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수많은 필사자들의 참가 문의가 쇄도했으며 미처 다 접수하지 못한 필사본도 많아 아쉽다고 CBS 담당자는 밝혔다.

CBS 이재천 사장은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성경 필사를 접하는 순간, 놀라운 은혜와 감동을 느낄 것”이라며 “어린이들과 청소년, 신학생들이 많이 관람해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풍성하게 물려받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성경 필사 사연들

올해 92세인 윤여선 권사(전주동신교회). 윤 권사는 70세 때쯤 성경 필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20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경 필사를 해오고 있다. 성경 필사가 자신의 건강 비결이기도 하다.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하는 기도가 ‘하나님, 건강을 지켜주세요. 오늘도 써야합니다’에요.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절대 못 할 일이죠.”

윤여선 권사는 매일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어김없이 책상 앞에 앉는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2~3시간, 점심 식사 후에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시간, 저녁 먹고 밤 9시부터 12시까지 다시 필사에 매달리는 일상이 반복된다. 92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필사할 때만큼은 놀라운 정신력과 집중력이 솟는다고 말한다.

“제 힘으로는 도저히 못 쓰지요. 볼펜하나 잡고도 덜덜 떨릴 나이잖아요. 저는 근 20여년을 필사하는데도 팔과 어깨만은 전혀 아프지 않아요.”

처음 성경 필사를 하게 된 동기는 슬하의 6남매에게 믿음의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삶이 됐고 깊은 신앙 고백으로 이어졌다. 성경 필사를 하다보면 말씀이 가슴에 새겨져서 헛생각과 헛짓을 할 수 없고, 그래서 하나님을 떠날 수가 없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게 윤여선 권사의 고백이다.

윤여선 권사의 설경 필사 작품은 정확한 자간과 필체로 흡사 인쇄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잠언서 병풍을 비롯해 신구약을 통째로 담은 두루마리 필사본, 3년에 걸쳐 완성한 신구약 5권의 책 필사본, 십자 모양의 필사작품 등 정성이 담긴 필사본들이 오는 23일부터 CBS 사옥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성경필사본 전시회’에서 선을 보인다. (작품 및 인물 사진 첨부)

동부증권 고원종 사장(높은뜻푸른교회)은 오래전 어머니에게 귀한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아들의 믿음 생활을 기뻐하며 그 믿음을 굳건히 이어가길 바라는 간절한 편지와 함께 신구약 성경 필사본을 물려받은 것이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필사본은 고원종 사장의 신앙 생활에 큰 버팀목이 됐다. 그리고 그 유산을 유학길에 오른 딸에게 물려주려고 성경 필사를 시작했다. 3년 가까이 필사를 하고 딸에게 전해준 성경 필사본 첫 장에는 딸을 향한 사랑과 기도가 절절하다.

“아빠의 모습에서 주님의 향기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하고 후회된다. 지난 929일 동안 성경 한자 한자를 써보았다. 너에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또 너를 위한 기도의 시간으로...”

고원종 사장은 힘든 유학생활로 방황하는 딸을 위해 성경 필사를 시작했는데, 그 과정 속에서 딸이 하나님을 영접하고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기적을 맛보게 됐다며 “너무 지쳐서 기도조차 나오지 않는다면 성경을 펴고 묵묵히 써나가는 방법을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에게서 아들로, 아들에서 손녀로 이어진 신앙의 유산, 성경 필사본은 CBS 주최 성경필사본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어린시절 어려운 형편으로 하고 싶었던 공부를 뒤로 미뤄야 했던 이은주 권사는 학교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해야 했다. 20대 초반 회사를 다니며 직장동료를 통해 우연히 알게된 서예. 먹이 화선지에 스며드는 촉감이 좋아 계속해서 서예를 배웠다. 그리고 결혼 후 대학에 진학해 동양철학과 미학을 공부하며 서예의 깊이를 알게된 이 권사는 성균관대 박사과정까지 받아가며 36년째 서예가의 길을 걸어왔다.

이은순 권사는 서예를 하면서 삶속에서 늘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한 구절씩 적다보니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을 경험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시작하게 된 성경 필사는 유교와 불교경전이 주류를 이루는 서예계에서 성경 구절을 적은 작품들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은순 권사는 “어떤 글을 쓰든 집중을 하게 되는데 말씀은 다르다. 말씀을 쓸 때마다 그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권사는 성경 필사를 쓰는 시간을 생명수를 마시는 시간이라 비유했다.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말씀 한 구절이 끝날 때까지 서서 허리를 숙이고 오롯이 붓글씨에만 집중해야하는 고된 작업이지만 이은순 권사는 매일 7시간 넘게 1년 동안 성경 필사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작업한 끝에 완성된 작품이 시편 150편의 글자수 8만자를 한 자 한 자 계산해 완성한 시편 전편이다. 이은순 권사는 값진 작품을 이번 전시회를 위해 보내왔다.



90세의 나이에도 매일 붓글씨로 성경 말씀을 적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고백하는 한 장로가 있다. 교회에 처음 온 새신자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정봉옥 장로. 정 장로는 직접 붓글씨로 말씀을 적은 액자를 만들어 매주일 새신자들에게 선물한다.

11살 때 평양 칠산감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정 장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오다 23년 전 붓글씨로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7시부터 붓글씨를 쓰기 시작해 새벽 3~4시까지 필사를 이어갔다. 해가 거듭할 수록 눈은 잘 안보이고 손도 떨리고 집중도 잘 안되지만 정 장로는 필사하는 시간이 가장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하루에 10시간 써도 피곤을 몰랐어요. 은혜라는 건 깨닫는 것인데 깨닫는 은사가 말씀을 쓰는 가운데 다가왔을 때 얼마나 기쁘고 떨리는지요. 무엇보다 성경 필사를 통해 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죠”

하루 8시간 넘게 해온 필사는 성경 신,구약 완본은 물론 병풍과 액자로 많은 작품으로 남게 됐다. 정봉옥 장로의 신앙고백인 셈이다. (작품 및 인물 사진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