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최초 시각장애인 골프선수 최규일 씨(48세). 2006년 최 씨가 처음 골프에 도전했을 때만해도 ‘시각장애인 골프’는 불모지였다. 희귀병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시력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2009년 도쿄 세계챔피언십에서 3위라는 쾌거를 거둔 최규일 씨.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와 KBS 1TV <강연 100도씨>등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며 화제를 모은 최 씨가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의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을 고백했다.
◈ 28살에 찾아온 베체트병, 서서히 어둠 속으로
젊은 시절 최 씨는 잘 나가는 보석세공사였다. 백일도 되기 전에 친어머니와 헤어지고 입학금이 없어 고등학교도 포기해야 할 만큼 성장환경은 불우했다. 다행히 남들보다 손재주가 뛰어났다.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중간기술자가 됐고, 22살 때는 월수입이 500만원이나 됐다. 그때가 90년대 초반이니 어지간한 대기업 사원 못지않은 고소득자였다. 영업력도 뛰어나 5년 만에 귀금속 공장을 차렸다.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고 세상 남부러울 것 없었다. 그러던 그가 28살이 되었을 때. 아무리 보석을 갈아도 보석의 흠집이 없어지지 않았다. 시력에 이상을 느끼고 인근 대학병원을 찾았다. 베체트병(자가면역증)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 의사는 점점 세포가 죽어가 결국에는 시력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청천벽력이었다. 직장도 잃고 단란했던 가정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러나 최 씨는 절망 앞에 무릎 꿇지 않았다. 죽어도 아이만큼은 내 손으로 키우리라는 일념으로 2004년 맹인학교에 입학하면서 그의 인생 도전기가 시작된다.
◈ 제 2의 인생 골프, 늑골이 부러지도록 연습 또 연습
그 시절 최 씨는 골프를 만났다. “2007년 박세리, 최경주 등의 골프 선수가 한참 국위선양을 할 때였어요. 일본에서 시각장애인들 골프 교류전을 하자는 연락이 왔죠. 당시 국내에는 선수가 전무했어요. 3개월을 연습해 대회를 나갔는데 대참패를 당했어요.” 이후 죽어라고 연습했다. 2007년 1월 1일 전국시각장애인협회에 공문을 보내고 그가 초대총무가 되어서 시각장애인골프협회를 만들었다. 8명의 시각장애인이 모여 연습을 시작했다. 최 씨는 전직 보석세공사의 집요함을 살려 골프연습에 매진했다. “안보이잖아요. 그만큼 정확한 자세를 몸에 체화시키려고 무한 반복하다보니 늑골이 부러졌었어요. 골프채 헤드도 3개쯤은 부러뜨렸죠. 하하.” 2008년 골프 경력 겨우 일 년 만에 국내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고 이후 연속으로 3연패를 달성했다. 게다가 2009년에는 2년에 한번 열리는 도쿄세계챔피언 대회에서 영광의 3위를 차지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보며 방황하던 아들이 ‘서포터즈’로 호흡을 같이하면서 거둔 성과라 그 어떤 대회보다 감격스러웠다. “아들은 나를 다시 일으킨 원동력이에요. 사춘기 방황하던 아들이 아버지가 맹학교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골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 하나님 최고의 선물, 신앙의 인도자 아내
최 씨에게는 뒤늦게 만나 어둠 속에서 서로의 등불이 되어주는 반려자가 있다. 아내 김효정 씨. 그녀 역시 32살에 베체트병으로 시력을 잃은 후천적 시각장애인이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요. 사는 게 바쁘고 성공이 목표였던 과거에는 깨닫지 못했던 사랑,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여자에요.” 부부는 안마시술소에서 동료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베체트병이라는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 하나님 앞에 매달리며 믿음을 회복한 아내 김 씨는 남편을 구원하고 싶었다. 전략을 짰다. 결혼 후 시각장애인 교회를 가면 될 것을 남편 최 씨에게 가까운 교회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최 씨는 희미하게나마 시력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교회 문턱을 밟던 남편은 서서히 변화되어 “이제는 걸음걸음 살아계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확실히 보인다”고 고백한다. 세상에 부부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한 달에 한번 안마 봉사도 한다는 최 씨 부부의 신앙 고백은 CBS TV <새롭게하소서>에서 3월 24일(월) 오전 10시 30분, 밤 10시 30분에 만나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이후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등으로도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