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영혼에 대해 궁금합니다.
권연경
2011.11.17
조회 315
성서학당 강사의 한 사람으로서, 질문이 눈에 띄어 간단히 답을 올립니다. 기독교 구원의 핵심은 "몸의 부활"입니다(고전 15장; 롬 8:11; 고후 4-5 등). 물론 부활의 몸은 "영적" 몸으로, 아담으로부터 물려받은 "혼적" 몸, 곧 부패에 이르게 될 몸과 드릅니다. 우리는 썩지 않을 부활의 몸으로 하나님 나라를 상속하여, 영생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니 몸과 구분되는 의미에서 "영혼의 구원"은 기독교 구원의 제대로 된 표현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영혼의 구원"을 말할 때(벧전 1:9) 이는 몸과 분리된 헬레니즘적 의미의 영혼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를 전체적으로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습니다. 톰 라이트의 "마침내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IVP)를 참고하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천국에 관한 감각적 묘사들은 시적인, 혹은 "묵시적인" 글들에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상징적 표현들입니다. 새 예루살렘에 관한 요한계시록의 묘사를 문자적으로 그려보면, 무척 살기 불편한 곳이 될 것입니다. 상징의 기능은 문자적 전달이 아니라, 개념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간접적 연상으로, 그리고 사상보다는 정서의 환기를 통해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황금"은 문자적인 황금이 아니라 우리가 황금과 연결하는 가치를 (가령 귀한 가치, 화려함, 고귀한 신분 등과 같은) 다소 모호하게 환기시키기 위한 장치입니다. 새 예루살렘이 그처럼 귀하고 화려하며 멋진 곳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글에는 종류가 있듯, 요한계시록은 "계시록" 곧 "묵시"라는 종류의 글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그 장르 나름의 독특한 규칙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알면 터무니없는 해석과 그에 기인하는 억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무작정 읽고 내 마음대로 해석하려는 열심은 넘치는데 신중하게, 제대로 읽으려는 열심은 거의 바닥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책이라 좀 그렇지만, "네가 읽는 것을 깨닫느뇨?"(SFC, 2008)의 일독을 권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기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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