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웃기잖아요
정영숙
2009.03.03
조회 48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웃기잖아요


정영숙



1월28일. 마산교회 병설 서성 어린이 집에서 겨울 축제가 열렸다. 1부 순서의 목사님 기도가 끝난 후에 3세부터 7세까지의 어린이와 장미 어린이집(장애 어린이)의 어린이들이 함께 발표회를 했는데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도 외손자의 마지막 발표회를 보려 갔다. 노란 샛별반, 초록 샛별반, 하늘반, 무지개반, 장미 어린이반, 은하수반,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율동과 노래. 악기 연주등은 관람을 하는 모든이들에게 웃음과 용기를 주었다.


특히 3세 꼬마의 재롱을 어떻게 표현하랴! 눈에 넣어 흔들어 보아도 자꾸만 떠올라 오늘도 나 혼자 낄낄거리고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반짝반짝한 예쁜 옷을 입고 제 마음대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어린이. 앞뒤도 보지 않고 뛰어 다니는 어린이. 옆에서 춤추고 있는 아이를 툭툭 치고 때러 가면서 율동하는 어린이. 손가락을 모았다 폈다 너무너무 귀엽게 뛰고 춤추는 어린이. 율동 순서에도 없는 순서를 만들어 끌어안고 제맘대로 한바퀴를 도는 어린이. 내 글로는 표현이 부족한 꼬마들의 재롱을 독자들이 상상을 해 보세요. 끝으로 모두들 "아빠! 힘내세요!. 아빠! 힘내세요"를 혀 꼬부라진 말로 하고 들어간다. 홀 안에 모인 학부형들이 계속 박수, 박수, 웃음박수를 치다가 우스워서 하하하하. 허허허허를 외치다 자기도 모르게 뒤로 넘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4세 어린이들의 노래순서다.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가운데 서서 훌쩍훌쩍 울다가 옆을 슬금슬금 봐 가면서 우는 어린이. 자기 부모님은 안타깝지만 보는 사람은 그 장면도 사랑스럽다. 꼬마들은 틀려도 귀엽다. 못생겨도 예쁘다. 한 어린이는 개다리 춤을 너무너무 잘 추어서 앵콜앵콜을 받아 또 한 번 다리를 요들요들 흔들다 무대 뒤로 퐁! 가버렸다. 장미어린이들도 뒷자리에 서서 보니까 구별을 못할 정도로 또렸하게 귀엽게 잘 하여 감동의 박수를 받았다. 내 옆의 어떤 아버지는 "아! 맛난다. 아! 맛난다. 어! 살맛난다" 를 하며 싱글벙글 웃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3시간동안의 순서는 좀 지겹기도 했지만 참석한 사람들에게 신년의 선물을 듬뿍 주었다. 각기 자기 아이가 나오면 좋아서 손을 흔들고 회이팅! 회이팅! 하며 어쩔줄을 몰라한다. 고슴도치도 자기 아이가 제일 예뿐데 하물며 꽃보다 예뿐 자기자식이랴! 나도 외손자의 재롱을 보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기쁨의 시간을 보냈다. 그외 다른 순서도 재밋게 잘 하여 학부형들에게 지도하신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칭송을 많이 받았다.



어린이는 나라의 기틀이요, 가정의 기쁨이요, 삶의 보약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음속으로 어린이집 반 이름을 넣어 이렇게 축복을 하였다. 우리 사랑스러운 꼬마들아 별같이 반짝이면서 은하수강의 행복 다리를 걸어가라! 그리고 아직 뿌리가 튼튼하지 못한 장미꽃들에게도 주의 사랑의 물을 서로서로 나누어 먹는 참 좋은 예수님 같은 사람이 되어라. 또 지금 아빠 앞에 폭풍우가 내려도 너희들이 삶의 보약이 되어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웃기잖아요> 하는 재롱의 영양분을 아빠의 입에 쏙! 넣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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