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초상화(肖像畵) - 이 땅에서 역사에 남기고 싶은 것
b.k.choi
2009.02.11
조회 34
詩 - 초상화(肖像畵) - 이 땅에서 역사에 남기고 싶은 것

기력(氣力)이 쇠잔(衰殘)해진 전부(全部)인 이 초상화(肖像畵)가 누구라는 것 나는 안다.
달빛이 잔물결 위로 미끄러지듯 건너가고 있는 것 같은 때를 지나고 있다.
부드러운 황혼이 귓속말을 하며 잠자리를 펴는 때다.
눈 귀 코 입 모두 제구실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맨손체조를 부끄럽지 않게 즐길 나이가 되었다.
허나 젊은 날 자랑스런 혈기가 남긴 기념물이다. 나의 한 때는 세계를 짓밟아 문지르고 싶을 정도의 생기를 가득히 담고 살아왔지! 화염을 내리쬐던 태양 같았다.
지금은 달이 지고 어둠이 남은 밤이 온 것 같다. 설움을 지운 흔적이 너무도 크다.
가난한 목이 자리를 지키느라 힘겨워 뵌다.
험한 것이 하나도 없는 양, 순한 것만 남은 양, 생김새는 어디에도 이웃할 수 있을 법하다. 허나 세월을 가득히 담았던 그릇이었다
이젠 패물마저 깡그리 날려 버린 것 같다.
밑천이 떨어진 상태다. 잃고 바닥나고 처분된 마지막 살깥이다.
허나 숫돌이 갈리면서 갈아주듯이 몸 하나도 성치 못한 체로 3,000교회를 훨씬 넘게 다니면서도 지친 줄 모르고 산다. 날라 갈 수만 있으면 하는 생각을 할 정도다.
늙은 지금에도 엔간히 좀 떠들어대면 전혀 가당찮은 소리로 칭찬이 쏟아진다.
시각차(視覺差)로만 보아주었으면 한다.
기운 것도 바랜 것도 아니게 봐주었으면 한다.
버티고 있는 모습 하나만으로, 위태롭게만 보던 생각일랑 제발 말아달라는 거다.
공원을 자주 산책하는 자들이 왜 심호흡(深呼吸)하느냐고 하면 대답이 있어야 되잖아!
균형 이룬 시설, 계절마다 차려놓은 신록처럼 살고있지 안 해서라고 말이다.
아직도 내 속에는 어떤 움직임이 있다.
소라 껍데기가 우유 빛 구름 아래에서 무지개를 피우는 정도가 되더라도, 거미줄로 무지개를 기워 매는 것처럼 허공을 처 뵈어도 말이다.
목회(牧會)란, 두렵고 고통스런 매임이다.
의심은 괴로우나 이를 거치지 않은 믿음은 그 기초가 탄탄치 못한 거다.
목회(牧會)란, 그 분이 붙들고 놓아주질 않는 나만의 아픔이고, 수평선이 무너지는 흐린 저녁까지 그 분이 달아 준 날개 짓이라네!
하늘의 뭉친 구름 떼, 폭풍우가 휘몰아쳐 줄달음치는 바닷물로 얼굴 핥으려 덮칠 때, 피해를 줄이려고 등대가 꺼지지 않게 애 쓰며, 갈매기 떼의 노래에 맞추어 불켜는 등대직이다.
먼 훗날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워 할지를 가슴깊이 안고 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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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後2009年 2月 10日 火曜日 午後 6時
於白石圖書館準備后 於果川 牧師 崔炳極書
主后二千九年二月十日 期星二 下午 六点
在白石圖書館准備后 在果川 牧師 崔炳極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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