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갔더니
정영숙
누가 가을을 고독의 계절이라고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빨간 열정이 춤추고 있더만
누가 가을을 낙엽의 계절이라고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오색국화의 무리 흙 속에
꼭 붙어 있더만
누가 가을을 간이역 이라고 말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많은 그 많은 눈들을
오래도 머물게 하더만
누가 가을을 노년의 입구에 선 남자라고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꼬마들이 봉긋봉긋
웃으며 걸어 가더만
누가 가을을 금단의 과일을 먹다 걸린
아담의 목이라고 했던가
그 섬에 갔더니 하와의 매끈한 목선 이더만
누가 가을을 오곡백과 무르익은 들이라고 했던가
그 섬에 갔더니 국화향기 가득 심은
바다 밭이더만.
2006년 10월30일
제6회마산가고파국화축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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