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광진구에 사는 사람입니다.
조경수
2017.02.03
조회 728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광진구에 사는 사람입니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교회의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대한민국에 교회는 참 많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회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 참으로 안타갑습니다.
저희 가족은 전부 세 식구인데 모두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주일마다 교회를 가려면 걱정부터 앞서기 시작해요. 물론 믿음의 그릇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그럴 수는 있겠지만 교회 입구에 떡하니 서 있으면 높이 솟은 계단 때문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 때도 있었답니다. 물론 계단 옆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만 경사 각도가 심해 휠체어가 올라가다가 뒤로 넘어갈 뻔 한적도 있었지요. 그렇게 위험한 경사로를 올라가서 교회 본당으로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야하지만 사람들이 많아 한참을 또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중간에 화장실에 가려고 하면 장애인 화장실은 고사하고 화장실 자체에 턱도 높고 진입로도 좁아서 휠체어가 못 들어가는 교회의 화장실도 있습니다.
이것 뿐이 아닙니다. 목사님 말씀 귀 귀우려 잘 들으려고 제일 앞자리 가서 앉으면 뒤에 있는 사람들이 안 보인다고 맨 뒤쪽으로 가라고 하고 또 어떤 교회에는 장애인들만 따로 모아놓고 대예배를 모니터로 드리는 곳도 있었죠. 물론 장애인들끼리 단결하고 서로 어울려서 교재의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대예배를 그렇게 장애인들 끼리 따로 드린다는 것은 성경적으로도 인권적으로도 맞지가 않죠. 그리고 발전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성경에 대해 예수그리스도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할 수도 있을텐데 그들만의 소통만으로 알아가는 것 또한 평생을 고민만 하다가 끝나지 않을까 하는 유려도 생기는 제 생각입니다. 그러다가 믿음이 꺾이고 없어지고 나중에는 교회를 등지고 떠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교회에 이러한 입장을 알리면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습니다. 당신만 힘든 것이 아닙니다. 모든 교인이 다 힘듭니다. 그리고 교회의 제정이 어려워서 좀 더 기다려야 할 같다는 둥 교회 건물을 더 이상 늘릴 수가 없다는 둥의 말만 하시고 정말이지 답답해서 미칠 지경입니다.
말로는 예수님처럼 다윗처럼 그렇게 살고싶다고 해놓고 막상 삶에서는 싫은 소리 안 들으려고 힘든 일 안 하려고 하니 우리는 모구 모순 덩어리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건지 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살고있는 세대는 우리 옆집에 그리고 윗집,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조차 갖지 않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장애인의 접근성이 완벽하게 되어 있는 교회 특히 대형 교회에는 시설은 좋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리는 데만 2 ~ 30분은 걸립니다. 안내하는 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시지만 엘리베이터 한 번 타기가 정말 힘듭니다. 식당 배식도 마찬가지고요. 화장실도 똑같습니다. 그렇다고 중형 교회(100 ~ 300명)에 가자니 대부분 옛날 건물이라 고치기 힘들다는 말만 하시고 저희 가족이 주님과 교제하고 말씀으로 양육되어 자라길 원하지만 저희 가족의 몸 될 교회는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99명의 자식보다 잃어버린 1명을 더 사랑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모두가 힘들지만 우리같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몸도 마음도 상처로 얼룩져서 예수님 품에 안기어 위로받고 싶어서 찾아간 교회인데 사람이 무엇이기에 하나님이 아끼시는 사람이 하나님에게 오는 것을 막겠습니까.
저는 고아로 자랐고 9살 때 처음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장애가 있어서 친구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늘 다른 사람들의 놀림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제때로 알고 기도하는 삶을 살아가니 가족이 생겼고 지금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교회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 저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교회를 등지고 떠날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 예수님은 삶의 전부이고 내가 쉴 수 있는 유일한 품이었기에,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나를 이렇게까지 성장시켜주셨기에 교회를 등지고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딸이 한명 있습니다. 우리 딸은 하나님이 우리 부부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입니다. 그 딸이 올해 학교에 들어가는데 장애가 있어서 벌써부터 많이 힘들어 합니다. 다른 친구들과 다른 자기가 왠지 못마땅한가 봅니다.
기도가 필요합니다. 우리 가족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교회가 나타나고 그 교회에서 우리가 믿음으로 양육되어 하나님의 뜻의 부합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교회를 떠난 장애인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비장애인과 더불어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도록 마지막으로 북한 지하 교회에서 정말 목숨걸고 예배하는 장애인들 비장애인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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