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는 이어령을 부러워할 수 있을까
허린
201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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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는 지금 지옥에 있을 것이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는 말씀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완강히 예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하면 이어령 씨는 확실히 지성인이다.
왜 <새롭게 하소서>의 이민아 목사 편을 다시 찾아보았느냐 하면 오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에 나도 고향에 가고 싶기 때문이다. 고아나 마찬가지인 내 머리에는, 지옥 구덩이에 떨어져서 혓바닥을 서늘케 해 줄 물 한 모금을 갈급해 하는 내 아버지가 보이고 있다.
우리 전통적으로 보기에는 엄청난 불효자식이지만, 장차 살 집이 천국에 있음을 믿는 나로서는, 이렇게 생각해야만 올바른 믿음이 아니겠는가?
각자가 믿어야만 구원받는다는 것은 이미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베푸신 약속인데, 그것을 거역하여 내 아버지만 예외로 해달라고 기도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나도 젊어서 간질로 몹시 시달렸다.
이 난을 읽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순복음기도원의 최자실 목사가 한때 유명했다. 나도 그 덕을 보려고 했건만 아버지가 동의를 해주지 않는 것이다. 병원에서 수술 전에 보호자의 동의를 받듯, 그렇게 기도원에서도 환자에 따라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를 먼저 가려내고 안수기도를 해 주는 것이다.
최자실 목사는 내 어머니의 동의 같은 것은 요구하지 않았다. 철저한 무신론자인 아버지만이 굽히고 들어오기를 요구했는데, 그 최자실이란 사람은 나만 보고서고 집에 있는 내 아버지의 속내를 꿰뚫어보았다고 할 것이다.
이어령은 딸의 치료를 위해 하나님을 향해 주사위를 던졌지만,
내 아버지는 그마저도 거부한 지독한 무신론자였다.
이민아 목사는 이어령 교수를 세례 받게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들을 잃었다고 했다.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할아버지 이어령에게 붙어있던 마귀가 쫓겨나서 오갈 데 없게 되자, 손자에게 들어간 것만 같다.
인간지사 새옹지마라고! 그 점에서는 내 아버지가 현명했는가? 나에게서 쫓겨난 간질귀신이 당신을 잡아먹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나님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다만 그분을 믿는 것뿐이라는,
이민아 목사의 말이 새삼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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