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우랄리!
2007.04.14
조회 266
사진1:
도반 롯지의 지도판을 가까이 찍었다. 트레킹 코스가
비교적 자세히 나와있었다.
빨간 점선이 우리가 걸었던 코스, 옆의 Modi는 강이름이다.
네팔 말로는 Modi Chola . 모디 촐라....모디 강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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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눈덮인 산과 바위를 아래에서 위로 거의 70도로 올려다 보고 찍은 모습.
사진3:
눈길을 지나다가 한장 찰칵.
히말라야 롯지에 도착해 휴식을 하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고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하면서 불안해졌다.
30여분 동안 기다렸지만 비는 그치지 않았다.
레인 커버로 배낭을 뒤집어 씌우고 자켓을 꺼내 입었다.
몇 십 미터 오르다가 결국은 더워서 벗고 말테지만, 체온 보호가 중요하다.
고산지대에서 체온을 뺏기다 보면 체력저하가 심해지기 때문에
부지런을 떠는 게 중요하다.
비 때문에 으슬으슬 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김환균 피디협회장이 네팔 고추를 하나씩 먹으라고 한다.
한왕용 대장의 설명!
“제가 예전에 에베레스트 정상 공격을 앞두고 있었는데..
옹초가 뭔가를 헝겊에 싸서 주면서 ‘정상 공격 직전에 꼭 먹으라고 줬는데요,
공격 전에 펴보니 네팔 고추더라구요. 그걸 씹어 삼켰는데, 얼마나 매운지...“
매운 고추는 목부터 내장까지 후끈한 열기를 일으켰다.
혈관을 팽창시키면서 피가 잘 돌게 하고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한다.
이 설명을 듣고서 얼른 하나 씹었다. 멕시코 고추는 저리 가라해야할 매운 맛이다.
뱃속으로 들어가자 몸이 후끈거렸다.
데우랄리에 오르기 시작하자 눈길도 나타나고 폭포도 자주 눈에 들어온다.
또 다른 새로운 자연의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계곡도 건너고 눈으로 덮인 계곡을 조심 조심 건넜다.
데우랄리가 가까워지자 한기가 느껴져 왔다.
3천미터를 넘어선 것이다.
고소증을 조심해야하는 한계선을 넘어온 것이다.
자켓을 다시 입었다. 보다 두꺼운 것으로 입어야 했다.
체온이 머리로 제일 잘 빠져나간다며 모자를 꼭 쓰라고 했다.
서울서 후배 피디에게 빌려온 빵모자를 쓰고 젖은 옷을 모두 갈아입었다.
다운파카를 입고 나니 조금 살 것 같다.
이때까지 짐이 됐던 옷들이 드디어 제 몫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새 어둠이 내렸다.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같은 시간대임에도 어둠은 빨리 찾아왔다.
저녁은 김치국.
내일이면 마의 코스를 올라야한다.
잘 먹는 게 상책!
네팔 소녀들이 이쁜 장신구와 고운 무늬의 전통 치마를 차려입고
배회한다. 배회한다고 한 것은 뭔가 말을 걸어주고 아는 척해주길 바라는 표정이었다는 뜻.
오늘은 텐트에서 야영하지 않고 롯지에서 잠을 잔다.
롯지에 형광등이 설치돼 있었지만,,전기 사정이 그리 좋질 않은지 불은 들어오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헤드 랜턴을 켜고 잘 준비를 했다.
내일 아침 일찍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를 거쳐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올라야 한다.
고산병도 주의 사항!
많이 껴입고 오르면서 땀이 날 즈음 하나씩 벗고, 땀이 식으면 다시 껴입으라고 한다.
교교한 달빛이 흐르는 밤~
오늘은 어찌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다.
수면제 두 알. 꿀꺽.
..zzz...........
9시께 잠이 들었다가 12시에 깨고 말았다.
그러고는 아침 기상시간까지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트레킹이 끝나간다.
하지만, 마음은 어지럽다.
눈을 감은 채 종요히 누워 이 생각 저 생각...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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