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음악FM 매일 09:00-11:00 (재) 매일 02:00-04:00
안나푸르나로 떠나는 날
2007.04.09
조회 450



안나푸르나 트레킹 후기를 보고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뜸을 들일까 했는데
(사실,,현실 적응도 잘 못하고 있어서...
정신 좀 차리고 쓸까 했습니다)

일기를 조금씩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일 : 3/31(토)

새벽 3시 30분 쯤..
잠이 들어서 알람 소리에 깨보니 5시 30분.

서둘러 씻고...택시 타러 나가니 6시 20분..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이 6시 55분..
집합시간 5분전이었다.

약속장소에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착해있었다.
역시, 가장 가까이 사는 사람이 가장 늦게 도착하는 법!

서먹서먹한 표정으로
우리는 김환균 PD협회장의 출발전 인사를 들었다.
이어서 우리를 안나푸르나로 이끌어갈 한왕용 대장을 소개받았다.

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내부에 머물러 있었고,
간간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타사 피디들을 힐끗 바라보다
눈이 마주 치기 무섭게 얼굴을 돌리곤 했다.
대부분 자사의 피디들끼리 어울리다...
점차..서로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형식의 틀을 벗진 못한다.
틀안에 있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겠지.

가벼운 목례와 눈인사로 우리는 면피하기에 바빴을 것이다.

한왕용 대장까지 포함해서 23명.
대부분은 이번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수상자들이고,
피디 협회장과 협회 간사 2명,
의사 한분, 후원사인 기업관계자 두 분,
그리고 사정이 생겨 불참하게된 수상자를 대신해서 예닐곱명이 포함되어 있다.

까다로와진 출국절차를 마치고 지난해 11월인가부터 신설된 대한항공 직항편에 탑승했다.
약 7시간의 비행.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수상자들에게 부상으로 마련된 것이지만,
각자 며칠동안 안나푸르나로 떠나는 준비를 하면서,,
안나푸르나로 가는 이유가 모두의 가슴 한켠에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 이유가 모호한 것이든 아니면 분명한 것이든,,,,
안나푸르나로 떠나고 있는 우리 모두는
각자의 화두를 하나씩 붙잡고
안나푸르나에서 그 대답을 찾을 수 있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체력의 한계를 시험해보고픈 사람부터
다음 작품을 구상해보겠다는 사람,
혹은 삶의 방향을 잡아보고싶은 사람,
혹은 마음을 비우고 오겠다는 사람에 이르기 까지..


하지만, 우리들은 또한 알고 있다.
그 답을 주는 것은 안나푸르나가 아니라,,,,,제 각기 물음을 던지고 있는 자신일뿐이라는 것을.


현지 시각으로 1시 40분 경…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했다.
날씨는 초여름 날씨.

입국 심사는 느려터질대로 더뎠다.
여권과 입국심사 서류를 느릿느릿 펼치다가 휙 던져주는 공항직원들.

수하물은 한시간이 넘도록 나오질 않았다.

수속을 마치고 공항으로 나서자..
현지 여행사의 장 사장과 네팔인 가이드 핀죠가 우리를 반갑게 맞았다.
그리고..셀파들이 꽃목걸이를 하나씩 걸어주었다.
보기엔 이뻤지만 향기는 비릿했다.
입국절차에 짜증이 만발하던 우리들의 표정은 일제히 밝아졌다.

그리고 걸어서…국내선 항공을 타러 5분 정도 걸었다.

30인승 제트비행기를 타고 25분쯤 비행, 포카라에 도착했다.

그리고 대기한 버스에 올라 포카라 외곽에 있는 풀바리 리조트로 향했다.

어디서나 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간간이 개들도 자주 눈에 띈다.
매서운 눈초리로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무장군인들의 모습,
반정부세력과 정부간의 불안정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네팔의 현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길거리의 네팔 사람들의 모습은 평화로와 보인다.


풀바리 리조트는 아슬아슬한 협곡이 펼쳐져 있는 언덕에 있었다.
방배정을 받고 방안에 들어서서 창밖을 바라보니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져 있다.

후배 소병철 피디와 함께 저녁식사 전까지 리조트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저녁식사는 야외에서 하게 되었다. 부페식으로 네팔 전통음식들과 서양식이 혼합된 메뉴였다.
네팔 음식조차도 서양식에 가까운 퓨전요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네팔 맥주인 ‘에베레스트’로 여독을 풀며….
우리들은 미풍이 부는 저녁,,
먼 이국땅에서 모처럼의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다.
취재걱정도 방송걱정도 모두 놓아두고서.

갑자기 강풍이 불어 맥주병을 쓰러뜨린다.
만약 강풍이 불지 않았다면, 술 자리는 밤 늦도록 계속됐을 것이다.

아홉시 무렵 모두 방으로 돌아왔다.
창문을 닫고 자기엔 기온이 높았다.

트레킹 일정 첫날 일기를 쓰고서 11시쯤 잠자리에 들었지만,,,잠이 오지 않는다.

후배는 이미 잠들었다. 뒤척뒤척거리다..새벽녘이 돼서야 겨우 잠들었지만,,
모기들의 대공습으로 잠을 설치고 말았다.

덥더라도 창문을 닫는건데….



(to be continued........)




* 사진 설명

맨위 : 카트만두 공항에서 셀파들에게 꽃을 받고 모여있는 모습

가운데 : 포카라 공항에 도착한 뒤

아래 : 풀바리 리조트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협곡의 모습


* 첫날 일기는 좀 자세히 스케치해봤습니다.
본격적인 트레킹 일정에 대한 이야기는 압축해서 올리도록 하죠.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