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장한나...
200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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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장한나, "어린이들에게 클래식의 편안함을 전하고 싶어요"
지난 8일 오전, 김동규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인터뷰서 자신의 꿈 밝혀
“외모에서 지적인 성숙함이 배어나는 것 같아요. 너무 예뻐졌는데, 혹시 사랑에 빠지기라도 한 건 아닌가요?”
첼로보다도 작았던 한나를 처음 만난 것이 십여 년 전. 이후 첫 만남이 되는 성악가 김동규의 짓궂은 질문에 '아직 때가 아닌지 통 관심이 생기질 않는다'며 웃음으로 대답한 첼리스트 장한나(23). 11월 11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방송될 <김동규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인터뷰 녹음을 위해서 8일 오전 CBS 스튜디오를 찾은 장한나는 연애 계획보다는 자신이 꼭 이루고 싶다는 작은 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클래식은 친구처럼 쉽고 편한 음악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다정한 누나, 언니로서 음악은 이런거야, 라고 설명해 주고 싶습니다.”
아직 클래식 음악을 만나보지 못했을 어린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다는 장한나. 그리고 매일 아침 9시 CBS FM의 클래식 프로그램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진행자로서 아직도 클래식 음악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가요나 팝처럼 가까운 음악이 클래식이다’라고 말해주는 성악가 김동규. 오랜 시간 한국을 떠나, 고국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갖고 있었다는 공통점을 가졌던 두 사람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친근한 클래식'이라는 생각에서 또 하나의 공통점을 찾은 듯 했다.
"한나씨를 두고 '신동'이란 표현에서 이젠 '젊은 거장'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데, 부담스럽진 않던가요?" (김동규)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저에 대해 많은 얘기들을 하셨지만, 저는 그런 말에 신경 쓰진 않았어요. 항상 음악에 대해서만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진지하고 진실하게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 (장한나)
“이미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충분히 인정받고 있으면서도 젊은 나이에 겸손까지 갖추고, 거기다 지적인 외모까지(웃음). 정말 다른 여자들이 보면 얄밉다 하겠어요. 하지만 선배 연주자로서 정말 맘이 놓이네요.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에, 언제까지고 ‘아름답고 진지한, 진실한 연주자’로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김동규)
절벽에서 밀어내 스스로 나는 법을 익히게 하는 독수리 어미처럼, 그녀의 스승 로스트로포비치는 열네 살, 아직 어린 나이의 장한나에게 혼자 음악을 고르고, 연주를 준비하는 법을 익히게 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지난해 녹음 발매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협주곡과 첼로소나타 음반으로 ‘스승인 로스트로포비치를 뛰어넘었다’라는 호평을 받은 장한나는 그 강한 훈련으로 이제 다른 누구의 분석도 아닌, 자신이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를 내보일 수 있는 연주자로 성장했다.
“1악장은 마치 길을 걷다가 어느 집 앞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는 곡을, 그것도 처음부터가 아닌 중간부분부터 듣게 되는,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2악장은 한 순간도 숨을 돌릴 수 없는, 행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구요. 3악장은 내면에서 비명을 질러대는 듯한, 밖으로 꺼내 소리 낼 수도 없어서, 영혼이 울고 있는 듯한 내면의 아픔이 그려지고 있죠. 그리고 4악장은…”
장한나는 오는 18일, 금산을 시작으로 서울, 성남 등 국내에서 갖게 될 순회 리사이틀에서 연주할 쇼스타코비치의 소나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인터뷰 내내 김동규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맑은 웃음이 떠날 줄 모르던 장한나의 눈에는 음악가로서의 욕심과 자부심이 비쳐졌다.
“이번 연주 타이틀이 ‘로맨틱’이라고요? 왠지 눈길을 끄는 제목이긴 한데, 20세기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이 연주되는 연주회의 타이틀을 왜 ‘로맨틱’이라고 했나요?”(김동규)
“쇼스타코비치라는 작곡가가 낭만주의 작곡가는 아니지만,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열정만큼은 낭만적이지 않나요?”(웃음)
김동규는 충분히 낭만적인 열정을 가졌다는 쇼스타코비치의 작품과 쇼팽, 슈만의 작품을 연주한다는 이번 연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 했다.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은 제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작품이에요. 그리고 슈만과 쇼팽은 대중적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낭만적인 작품이죠.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참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동갑내기이기도 하지만, 역사에 남을 러브 스토리를 남기기도 했고요…”
장한나는 이번에 연주할 작곡가들의 작품은 물론, 그들의 일생, 사랑이야기까지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답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연습 많이 하나요? 지금 나이면 많이 놀아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다면 한나씨 인생을 되돌아볼 때 첼로만 남게 되잖아요? 굉장히 신나게 삶을 살 것 같아요. 무엇에든 열심히. 그래서 음악도 열심히 놀고, 즐기면서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때요?”(김동규)
“그럼요. 굉장히 신나게 사는 편이에요. 학생으로서, 또 음악가로서 마땅히 해야 할 고민들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엔 별다른 고민 없이 신나게 살려고 해요. 시간이 나는 대로 책 한권만 들고 큰 호수가 있는 공원을 산책하기도 하고요.”(장한나)
한동안 친구와 함께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언젠가 손가락을 삐면서 1주일 내내 연습을 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1주일동안 첼로를 만지지 못하니까 첼로와의 단절감이 생기더군요. 왠지 낯설게 느껴지고......그리고 양심의 가책을 받게 되더군요. 그 이후론 발과 다리만 쓰는 운동을 해요." (장한나)
연주 여행을 하는 동안 공항 라운지에서 불현듯 엄습하는 연주가의 고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동규는 문득 이렇게 물었다. “외국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와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는 느낌이 정말 다르지 않던가요?”
“외국을 향해 떠나는 비행기에선 늘 허전한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면 항상 입이 다물어지질 않아요. 늘 푸근하고 따뜻한, 고향으로 향하는 느낌. 한국은 늘 그런 곳이에요. 한국에서 무대에 설 때도 그렇지만, 외국에 있을 땐 한국에서 응원해 주시던 분들의 마음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져요. 그 마음 늘 감사하게 여기면서, 내년, 내후년, 이렇게 매년 한국을 찾을 때마다 달라진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장한나)
* 자세한 인터뷰 후기는 다음에 또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예고편 격으로...네이버에 올라있는 기사의 원본을 올립니다.
안지연 작가가 글을 썼고...교감쌤이..데스킹을 했습니다. 글 순서를 좀 바꾸고...그랬는데..워낙이 기자 출신 작가님이라 원작이 훌륭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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