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음악FM 매일 09:00-11:00 (재) 매일 02:00-04:00
석훈DJ의 마지막, 네 번째 칼럼
2014.04.26
조회 5861


2014년 4월 25일(금)
조선일보 一事一言


종이컵보다 머그컵이 좋은 이유

영화 촬영을 하면 하루 세끼를 촬영장에서 해결한다.
식사 후 간단한 음료수를 마실 때 늘 종이컵을 사용한다.
배우와 스태프를 대략 70명이라고 가정하면,
한 사람당 하루에 3개씩만 써도 200개가 훌쩍 넘는 셈이다.

그래서 촬영을 시작할 때마다 동료 배우와 스태프에게
텀블러(tumbler)를 선물하곤 한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동료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일회용 컵 사용을 줄여보자는 내 나름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촬영장보다 더 심한 건 카페다.
'커피 한잔'이 일상화되면서 거리마다 카페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그만큼 일회용 컵 사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번화가 쓰레기통이나 도로 주변을 보면 온통 일회용 컵 천지다.

카운터에서 종업원이 "머그컵에 드릴까요? 일회용 컵에 드릴까요?"라고
묻지만, 대부분이 일회용 컵을 주문한다.
머그컵이 깨끗하게 세척되는지 미심쩍어하는 탓이다.
하지만 일회용 컵에 있는 화학 방부제가
우리 몸에 더 해로울 수 있음은 잊고 있는 듯하다.

강력한 규제와 캠페인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커피 전문점마다 다량의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벌금을 물리거나,
텀블러나 머그컵을 이용하는 고객에겐 더 큰 할인 혜택을 주는 식의
정책적 유인을 늘리는 것이다.

이제 곧 여름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음료와 커피를 찾아 카페로 몰릴 것이다.
더 많은 일회용 컵이 사용될 것이고, 땅은 병들어갈 게 분명하다.
지난 22일은 지구의 날이었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컵이 3억개 정도라고 한다.
당장의 편리는 언젠가 반드시 그 대가를 요한다는 걸
그간 우리는 숱하게 경험해왔다.


김석훈·배우·FM 라디오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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