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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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4/4(목) 서울시합창단 - 고전과 낭만
아름다운 당신에게
2024.03.25
조회 167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생방송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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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시 : 2024년 4월 4일 (목) 저녁 7시 30분


2. 장소 :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3. 초대인원 : 5쌍 (1인 2매, 총 10매)


4. 작품설명 :

낭만적 브람스와 고전적 하이든
서울시합창단 M 컬렉션 시리즈 <고전과 낭만>

***출연
지휘 박종원, 협연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
소프라노 정선혜, 알토 이선아, 테너 정보람, 베이스 신재훈

- 음악사적 걸작 중심, 시대를 초월한 여러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합창음악의
매력을 선사하는 M(Masterpiece) 컬렉션 시리즈 2024년 첫 무대
- 고전에서 낭만으로, 하이든과 브람스의 작품으로 만나는 합창음악의 진수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은 하이든의 <전쟁미사>
브람스의 가장 유쾌하고 발랄한 <사랑의 노래, 왈츠 Op.52>
공간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울림, 합창과 오케스트라 그리고 포핸즈 피아노
- 음악에 실린 환희, 희망을 꿈꾸는 새봄의 뮤직 테라피

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서울시합창단(단장 박종원)은 오는 4월 4일(목)과 5일(금) 양일에 걸쳐 M(Masterpiece) 컬렉션 시리즈 <고전과 낭만>으로 올해 첫무대를 선보인다. <고전과 낭만은> 시대별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했으며, 하이든의 <전쟁미사>와 브람스의 <사랑의 노래, 왈츠 Op. 52>를 연주한다.
현악 4중주를 창시하고 교향곡의 4악장 구조와 1악장의 소나타 형식을 확립시킨 작곡가,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1732-1809)이 1796년 나폴레옹의 정복 전쟁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만연한 시기에 작곡한 <전쟁미사>를 공연 1부에 연주한다. 하이든의 후기 작품인 <전쟁미사>는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담겼으며, 탁월한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서울시합창단 박종원 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고전음악을 연구하고 연주하기 위한 모임이란 뜻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문 연주단체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리더 김지영)이 협연하다. 2부에서는 낭만시대 독일의 대표적인 작곡가 브람스(1833-1897)의 <사랑의 노래, 왈츠 Op. 52>를 감상할 수 있다. 합창을 가장 합창답게 쓴 작곡가, 성부배치가 가장 우수하고 탁월함으로 높이 평가 받는 브람스의 가장 발랄하고 유쾌한 작품으로, 호화롭고 무거운 관현악 대신 네 손 피아노로 소박하지만 풍성하게 반주부를 채웠다.

낭만적 하이든과 고전적 브람스
하이든과 브람스 사이에는 한 세기의 시간차가 존재한다. 그 시간은 이전과 다르게 사회가 빠르게 변화했던 시기였고, 사회의 변화는 세상을 보는 시각과 음악을 다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른 만큼 또 두 작곡가는 서로의 성향에 가깝다. 하이든은 낭만적인 요소를 이미 내재한 작곡가였고, 브람스는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면을 지닌 작곡가였다.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 하이든 14개 미사 중 가장 우수한 작품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은 100여곡의 교향곡, 68곡의 현악 4중주, 52곡의 피아노 소나타, 4곡의 오라토리오, 14개의 미사, 24편의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남겼다. 하이든의 미사곡들은 구성이 견고하고 선율과 화음의 밀도가 높으며 독창과 합창 등 인성(人聲)과 악기 사이의 대조의 묘미가 그가 비슷한 시기에 쓴 교향곡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미사 전례를 위한 <인성이 붙은 교향곡>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그의 종교적 감성은 끝없이 참회하는 침울한 헌신이 아니라 평온함,
평화로운 자신감으로 터져 나온다.”_ 게오르크 A. 그리에징어(1769-1845)
<전쟁미사(Missa in Tempore Belli, Hob. XXII:9)>는 1796년 3월 나폴레옹이 이탈리아 방면군 사령관에 임명되자 위협을 느낀 오스트리아는 그해 8월에 프랑스와의 전쟁을 대비한 총동원령 공표 당시 만들어졌다. 전쟁을 그리고 있지만 음울하고 어둡지만은 않다. 멀리서 다가오는 군대소리를 들은 사람의 상태를 팀파니로 표현했고, 팀파니의 역할로 큰북을 뜻하는 파우켄 미사, 큰북미사(Paukenmesse)라고도 불린다. 팀파니로 전하는 전장의 긴장감과 흔들림 없이 모두를 불러 모으는 트럼펫, 신비와 긴장감 사이를 오가는 팀파니는 평화를 기원하며 승리의 기쁨을 전하는 전량으로 변신한다. 합창의 성부배치가 뛰어나며, “우리에게 평화”라는 뜻을 의미하는 가사의 마지막 곡 ‘아뉴스 데이’에서 팀파니와 트럼펫의 팡파르와 비슷한 선율로 연주되는 부분은 나폴레옹의 오스트리아 침공을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있다. 당시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 등 사회적 현상을 음악으로 묘사했지만, 평화를 향한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간절함을 함께 표현하고 있다.
박종원 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서울시합창단과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호흡을 맞추며, 내부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8명의 합창단원이 양일로 나뉘어 독창을 맡는다. 단단한 결속력으로 음악적 깊이를 더한 합창음악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전적 낭만주의자, 브람스의 유쾌·발랄 사랑노래 모음곡!
이어지는 2부에서는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의 <사랑의 노래, 왈츠(Liebeslieder Waltzes, Op.52)>를 연주한다. 고전적 낭만주의자로 알려진 브람스의 작품 중 가장 유쾌하고 발랄한 사랑노래 모음곡이다. 1-2분 남짓의 18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사는 게오르크 프리드히 디우머(1800-1875)의 민요시집 <폴리도라>에서 차용했다.

“브람스와 왈츠라니! 진지하고 엄숙하기 그지없는 브람스가 왈츠를 쓰다니!!!!
그럼에도 음악은 어찌나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지”_ 한슬리크(1825-1904)
전 음악사를 통하여 합창을 가장 합창답게 쓴 작곡가, 성부배치가 가장 우수하고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브람스의 작품은 고전과 낭만시대의 스타일을 배합시킨 형태로 반음계적인 선율과 화성, 그러나 표현은 낭만적이다. 깊이 있는 브람스의 음악은 즉각적인 표현보다“살그머니 우리를 데려간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제목부터 등장하는 왈츠는 렌들러*에서 유래한 대중적인 춤곡이다. 선배 작곡가 슈베르트와 슈만의 렌들러를 편곡하기도 했고 왈츠의 대가 슈트라우스와 친하기도 했던 브람스는 이 작품에서 렌들러와 왈츠를 통해 사랑을 아름답게 노래한다. (※렌들러(Ländler) : 오스트리아, 남부 독일의 바이에른·뵈멘 지방에서 행해진 민속 무곡)
오케스트라가 아닌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반주하는 형태와 어렵지 않은 시의 선택, 왈츠라는 대중적인 춤곡을 전면에 내세운 것까지 이 작품은 브람스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데 모자람이 없다.
서울시합창단 박종원 단장은“고전에서 낭만으로 연결되는 고리는 기쁨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떤 시대적 외양을 갖췄는지에 상관없이 음악에 실린 환희와 기쁨은 우리 마음을 녹여 선한 원형을 되살리고, 희망을 꿈꾸게 만들 것이다. 합창의 매력이 가득한 <고전과 낭만>은 평화로운 봄날의 희망을 선물할 예정이다.


***지휘 박종원(서울시합창단 단장)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클리블랜드 음악원(Cleveland Institute of Music) 석사, 성악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Cleveland State University) 석사, 합창지휘
미시간 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박사, 합창지휘
오번 대학교(Auburn University),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과장) 역임
위스콘신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UWRF) 종신교수, 현 명예교수
천안시립합창단 예술 감독/지휘 역임
JW Chorale in New York/ JW Chorale in Seoul 예술 감독/지휘
Robert Shaw 합창단 유급단원(프랑스 및 뉴욕 카네기 홀 연주)
Singing Wisconsin, Lake Land Conference,
WCDA Honors Choir 등 객원지휘
미국 지휘자협회 ACDA Conference(Regional) 초청연주
미국 성악교수협회(NATS), 지휘자협회(ACDA), 음악교육가협회(MENC) 정회원
그리스 Preveza 국제합창제 심사위원
WMEA & ACDA Conference 연구 발표
미국 지휘자협회 저널(ACDA) 논문 발표-합창 발성 Breathing Without Breathing


***협연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 Camerata Antiqua Seoul은 옛것(Antiqua)을 함께 모여 연구하고 연주하는 단체(Camerata)란 뜻으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과 악기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본래의 의미를 되살린 최상의 연주를 선사하고 있는 전문연주단체이다. 국내외 명문대학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친 멤버들이 한 뜻으로 모여 창단한 이후, 성실한 연구와 열정적인 연주활동으로 예술의전당 기획 한국 최초의 바로크 오페라 '디도&에네아스'를 비롯하여 수십여 편의 한국 초연 작품들을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렸으며, 예술의 전당 여름실내악페스티벌, 오페라 ‘리날도’, '유디타의 승리', 금호아트홀 기획연주시리즈, 성남아트센터, 삼성 리움갤러리, 덕수궁 미술관 초청연주, 대전실내악축제, 서울국제고음악페스티벌, KBS 1FM 공개방송, LG 아트센터 관객 참여 프로그램 초청 연주 등을 통해 국내 음악계에 주목 받는 앙상블로 자리 잡았다. 매년 국내외 최고의 성악단체들과 헨델의 메시아, 바흐의 요한수난곡, B단조미사 등을 시대정신을 반영한 차별화 된 연주로 선보여 찬사를 받고 있으며, ‘비발디 프로젝트 2010’을 비롯하여 다양한 규모와 레퍼토리로 기획한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의 정기연주, 기획연주, 자선연주들은 고음악과 클래식 애호가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존 홀로웨이, 료 테라카도, 앤드류 맨즈, 리쳐드 이가, 레이첼 포져 등 고음악 대가들과의 마스터클래스와 ‘바흐 콜레기움 재팬’ 수석주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연으로 국제 적인 면모를 인정받고 있으며, 일본 호쿠토피아 고음악페스티벌 초청연주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로크 전문연주단체로서 세계무대를 향해 발 돋음 하고 있다.


***서울시합창단
서울시합창단은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과 함께 합창 음악의 발전과 서울시민의 정서함양을 목적으로 창단되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기념 공연 오페라 <박쥐>(빈 오페라단 초청)와 제1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세계정상의 오페라단과의 작업을 통해 오페라 전문 합창단으로서의 진가를 보여주고, 매해 깊이 있는 합창 작품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작품성과 예술적 가치가 높은 음악사적 걸작과 시대를 초월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여러 작곡가들의 다양한 곡으로 구성하여 폭넓고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합창 음악의 매력을 선보이고, 우리나라의 정서가 깃든 국내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엄선하고 위촉하여 수준 높은 합창 창작곡의 개발과 보급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여러 형태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우리나라 합창 음악 발전과 시민의 정서함양 및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자 노력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장 박종원
소프라노진화신 원금연 한은진 김원희 최선율 정주연 배우선 김온유 정선혜 허진아 김태희 박은혜 이상윤
알토 조영화 윤경희 이선아 이강희 남혜덕 김오수 곽경안 김지은 전다은 김수진
테너 박승만 류승각 정보람 한근희 한상희 양재영 김재화 김민수 이용희 박지훈
베이스 임성진 신재훈 김홍민 장철유 권상원 김형수 최은수 배승현 박태영 나한유
피아노 박성은 백동현
총무 정주연
악보 한태호


-<고전과 낭만> 해설
‘고전’과‘낭만’만큼 폭넓고 모호하게 사용되는 용어가 있을까? 한국어로 고전이라고 번역되는 ‘클래식’은 계층, 혹은 계급을 뜻하는‘클래스’에서 왔다. 고대 로마 시민 중에서도 특권층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던 클래스 즉, ‘고전’은, 문학 장르에서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이 존경받고, 살아남는 작가를 부를 때 사용되기 시작했다. 1826년, 한 음악 평론에서 한스 게오르크 네겔리는‘시대적 한계를 넘어 고전의 지위로 승격된 작품은 동시대, 혹은 후대의 모범이 된다.’라고 말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로 이어지는 음악 시기를 고전 시대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차르트에서 하이든, 베토벤으로 이어지는 찬란한 시기, 고전 시대나 당시 음악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어도 음악가의 대표 명사, 후대의 모범이 된 세 명을 모르는 이는 별로 없으니 말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를 정복하기에 성공한 이들을‘고전’의 반열에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이든(1732-1809)은 바흐와 헨델보다 오십 년 늦게, 모차르트보다는 이십오 년 일찍 세상에 태어났다. 위대했던 바로크가 낡기 시작한 때부터 어린 베토벤이 성장하며 낭만기를 열기까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이든은 옛 음악과 새 음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 그가 살았던 오스트리아의 빈은 동서남북 유럽이 교차하는 곳이었고,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약소국을 수탈하며 18~19세기 중부유럽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가 된 도시다. 하이든은 화려한 도시, 빈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남쪽, 헝가리와의 국경 마을 로라우에서 크로아티아인 집안의 가난한 목수 아들로 태어났다. 사랑스러우면서 소박하고, 명랑하게 예상을 빗겨나가는 하이든의 음악은 그의 타고난 본성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려움을 극복해 내고, 긍정을 잃지 않는 가난에 익숙한 예술가의 힘과 매력이 그에게 있었다.
당시 다른 음악가와 마찬가지로 귀족 집안에 고용되어 생계를 이었던 하이든에게 에스테르하지 가문은 관현악 음악 기반을 다지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제공했다. 하이든은 총 열네 개의 미사곡을 작곡했다. 전반기에 여덟 작품, 후반기에 여섯 작품이 쓰였다. 전반기와 후반기 사이에는 십사 년 동안 공백기가 있었다.
하이든의 <전쟁 미사 Missa in tempore belli(1796)>는 후반기 미사곡의 첫 포문을 여는 작품이다. 교회 음악의 규모를 줄이라는 신성로마 제국 황제, 요제프 2세의 칙령으로 전반기 미사는 오르간과 현악 앙상블을 기본으로 하고 가끔 관악기를 추가하는 소박한 악기편성이 대부분이었다. 미사 솔렘니스(장엄 미사)처럼 음악에 약간의 관용을 베풀었던 경우, 하이든은 관현악 규모를 조금 더 키우고, 대위법이나 화려한 독창, 앙상블을 사용해 주어진 환경 안에서 점차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해 갔다.
1790년, 요제프 2세가 세상을 떠났다. 교회 음악을 제한했던 칙령도 그와 함께 사라졌다. 런던으로 연주 여행을 떠났다가 빈으로 돌아온 하이든의 나이는 육십을 넘었다. 웨스트민스터에서 들은 헨델의 오라토리오에 고무된 노련한 거장에게 합창 음악으로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은 욕망이 생겨났다. 더욱이 에스테르하지 집안의 새로운 고용주는 하이든의 계약서에 정기적으로 미사를 작곡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십사 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등장한 첫 번째 미사곡이 이 시기에 작곡한 <전쟁 미사(1796)>이다. 이후, 1804년 작곡가가 세상을 등질 때까지 <넬슨 미사(1798)>, <천지창조 미사(1801)>를 비롯한 역사에 길이 남을 보석 같은 대규모 미사곡이 쓰였다.
하이든이 직접 제목을 붙인 <전쟁 미사>는 프랑스 혁명(1789) 이후, 프랑스-오스트리아 간에 발발한 전쟁 중에 쓰였다. 모든 질서를 뒤엎는 혁명에 이어 전쟁이 발발한 지 사 년째 되던 해였다. 세상의 질서였던 절대 권력이 무너질 수 있는 시대, 전쟁의 위험이 시시각각 삶을 짓누르는 중에 쓰인 미사곡은 여전히 하이든다웠다. 생동감이 넘치고, 기쁨이 가득했다. 더 이상 교회 음악을 소박하게 쓸 필요가 없어지자, 팀파니와 트럼펫 같은 다양한 악기가 부담 없이 추가되었고, 기악부가 교향곡처럼 화려해졌다.
가사 묘사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았던 기악이 성악을 넘어 자기만의 서사를 확립한 시기가 고전기였다. 실내악이나 교향악에서는 강화된 기악의 표현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나, 미사와 같은 성악곡에서는 조금 더 세밀한 감각을 동원해야 한다. 합창을 중복하는 역할에 그쳤던 전반기 관현악 반주는 후반기 미사에서 합창과는 다른 독자적 길을 걷는다. 예를 들어, ‘글로리아’에서 등장하는 첼로 독주는 베이스 독창과 이중창을 하며 성악 못지않은 표현력을 보여준다. 베이스 독창이 사라진 후에도 첼로는 남아서 독주를 이어간다. 마치, 가사가 사라진 후, 텍스트로는 닿을 수 없는 부분을 노래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아리아를 닮은 유려한 장식음도, 빠른 음가와 폭넓은 음역도 이제는 성악이 아니라 악기가 담당한다. 악기처럼 인위적인 기교를 자랑하던 성악은 더 이상 없다. 그저 화려한 기악 위에서 담백하고 진중하게 노래할 뿐이다. 성악으로 펼치는 독창과 이중창, 삼중창, 사중창, 합창의 입체적인 음향은 함께 노래하는 인간만이 들려 줄 수 있는 본질을 노래하는 데 집중한다.
혁명과 전쟁은 하이든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을까? 그럴 리 없다. 그 어떤 예술가도 시대의 위기와 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외국을 오가며 오랜 시간 작품을 써온 대가가 세상에 귀를 닫고 고용주만을 위해 작곡하기에는, 음악에 비밀을 숨길 공간이 너무나 많았다. 신자의 믿음을 고백하는 ‘크레도’는 복잡한 대위법으로 시작한다. 신을 향한 믿음을 고백하는 가사가 무색하게도, 각 성부는 서로 다른 가사를 노래하느라 바쁘다. 마치 신에게 각자 믿는 바를 최선을 다해 부르짖느라 주변 동료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가, 미사 전체에서 가장 고요하고 어두운 부분에 이른다. 화려하게 비상하는 ‘부활 Et resurrexit’ 뒤에 등장하는 ‘죽은 자 mortuorum’는 한 단어를 여섯 마디에 걸쳐서 노래한다. 라틴어를 몰라도, 전형적인 죽음의 상징인 ‘라-솔-파-미’로 하행하는 저음 선율 위로 함께 걸음을 맞추듯 움직이는 합창과 기악은 우리 귀를 확실하게 잡아챈다. 죽음 이후, 이어지는 내세(來世), 도래할 시대의 삶을 뜻하는 ‘Et vitam venturi saeculi’는 이전 미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규모가 커지고 길어졌다. 단순한 코다가 아니라 합창의 푸가와 성악 앙상블이 교차하는 구조를 통해 가사를 강조해 하이든만의 방법으로 새로 올 세상을 노래하고 또 노래한 것이다.
하이든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친구이자 전기 작가였던 게오르크 A. 그리에징어(1769-1845)는 하이든의 종교음악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의 종교적 감성은 끝없이 참회하는 침울한 헌신이 아니라 평온함, 평화로운 자신감으로 터져 나온다.” 팀파니로 전하는 전장의 긴장감과 흔들림 없이 모두를 불러 모으는 트럼펫은 ‘아뉴스 데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에서 신비와 긴장감 사이를 오가는 팀파니는 평화를 기원하는 “신이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에서 트럼펫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전하는 전령으로 변신한다.
하이든의 기쁨은 종교적 장르를 뛰어넘는다. 무거운 겨울을 털어 버리고 샘솟는 봄의 생명력을 확신하는 쾌활한 음악은 당시 청중에게 전쟁 중인 현실을 넘어 평안과 평화를 꿈꾸게 만들어 주었다. 절망 속에 잠긴 인간을 구원하는 음악, 듣는 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고 기쁨으로 현재를 감각 하도록 깨우는 하이든 음악은 상상의 힘을 믿었던 낭만 미학으로 이어진다.
혁명은 예술가에게 민중의 기원을 돌아보고 가치를 불어 넣도록 요구했다. 평범함에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에 비밀의 신비를 드리우는 일이 예술의 역할이 아닌가? 잊혔던, 아니 무시했던 민요와 춤으로 돌아가 평범한 사람의 기쁨을 극대화하는 일, 낭만주의의 한 부분이었다. 브람스가 민요와 춤으로 돌아간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어렸을 때, 가난한 아버지를 따라다닌 선술집에서 들었던 음악에는 항상 춤이 함께 했다. 어떤 의도도 감추지 않은, 가벼운 음악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에게 위안이 되었다. 무거운 작품과 어두운 사유에서 그를 구원할 해독제처럼.
브람스의 작품 제목에서 ‘왈츠’를 발견한 음악학자 한슬리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말했다. “브람스와 왈츠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제목으로 우아하게도 쓰였군. 슈만의 진정한 동생, 진지하고 엄숙하기 그지없는 브람스가 왈츠를 쓰다니! 유럽 북부에서 왔고, 개신교 신자인 데다가 사교적이지도 않은 브람스가! 그럼에도, 음악은 어찌나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지!”
브람스는 왈츠를 사랑했다. 가볍고, 즉흥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기쁨은 달의 뒷면과도 같은 그의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의 음악을 듣기 위해 빈의 시민 무리 속으로 뛰어들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브람스는 슈트라우스 부자를 존경했고 그들과 친하게 지냈다. 그런 그가 <사랑 노래 왈츠 Liebesliederwalzer, Op.52>를 작곡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시, 브람스는 슈만의 셋째 딸이었던 줄리 슈만에게 푹 빠져있었다. 게오르크 다우머(1800-1875)의 민요 시집에서 유행가 가사처럼 즉각적으로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시를 택해 날아갈 듯 가벼운 왈츠로 음악을 써 내렸다. 호화롭고 무거운 관현악 대신 네 손 피아노로 소박하지만 풍성하게 반주부를 채웠다. 사성부 구조의 성악 파트는 성악 앙상블이나 합창으로 연주되었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입장하는 빈의 무도회장에는 슈트라우스의 왈츠가 연주되었지만, 언제든 노래를 흥얼거리며 춤출 수 있는 브람스의 성악 왈츠는 길거리든 부엌이든 어디든 잘 어울렸다. 독일 소설가, 장 파울(1763-1825)은 음악이 “우리 안에 사는 천사의 한숨”이라고 했다. <고전과 낭만>을 감상하고 나면 진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글. 송은혜_「음악의 언어(2021)」, 「일요일의 음악실(2023)」저자


#프로그램

하이든 <전쟁 미사(Missa in tempore belli)>
I. Kyrie
II. Gloria
III. Credo
IV. Sanctus
V. Benedictus
VI. Agnus Dei

브람스 <사랑의 노래, 왈츠(Liebeslieder walzer)> Op. 52

Rede, Madchen
Am Gesteine rauscht die Flut
O die Frauen
wie des Abends schone Röte
Die grune Hopfenranke
Ein kleiner, hübscher
Wohl schon bewandt war es
Wenn so lind dein Auge mir
Am Donaustrande

O wie sanft die Quelle
Nein, es ist nicht auszukommen
Schlosser auf, und mache Schosser
Vogelein durchrauscht die Luft
Sieh, wie ist die Welle klar
Nachtigall, sie sing so schon
Ein dunkeler Schacht ist Liebe
Nicht wandle, mein Licht
Es bebet das Gestrau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