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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명동예술극장-돈키호테
비회원
2010.12.07
조회 504
돈키호테
원작 미겔 데 세르반테스
각색 빅토리앵 사르두
연출 양정웅
□ 공연일시 :
2010년 12월 10일(금) ? 2011년 1월 2일(일)
수?토?일 오후 3시/ 월?목?금 저녁 7시 30분 (화 쉼)
12. 13(월) 오후 3시 공연, 12. 11 /18(토) 2회 공연(3시, 7시30분)
□ 장 소 : 명동예술극장
□ 티켓가격 : A석 2만원/ S석 3만 5천원/ R석 5만원
□ 문의/예매 : 명동예술극장 1644-2003 www.MDtheater.or.kr
** 이 공연에 청취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여러분은 18일(토) : 7:30 공연에 초대되실 예정입니다.
개별적인 관람일 변경은 불가합니다.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출 연
이순재 한명구 박용수 정규수 김영민 한윤춘 정해균
이해성 박호석 유수미 전중용 도광원 김진곤 황대현
오민석 강승완 김석이 김성현 정목화 박혜경 연보라
최원석 김양지 김은실 김리나
스태프
번역 정명주 연출?각색 양정웅 무대디자인?미술감독 임일진
조명디자인 여국군 의상디자인 김영지 소품디자인?미술조감독 이은규
안무 박호빈 작곡 김은정 음악감독 한정림
분장디자인 채송화 무술지도 한지빈 조연출 조최효정?이대웅
프로듀서 지민주?간은은
제 작
명동예술극장
문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돈키호테가 연극으로 돌아오다!
‘돈키호테는 “인류의 성서”다’
- 생트 뵈브(Charles Augustin Saint-Beuve) - 비평가?소설가?시인(프랑스)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
- 2002년 노벨연구소가 세계 최고의 작가 10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엉터리 갑옷을 입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 현실주의자면서도 이상을 좇는 주인을 끝까지 섬기는 시골뜨기 농부 산초 판사, 허약하디 허약한 늙은 말 로시난테… 친숙한 이 이름들은 ‘소설의 원형’이라 불리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1605년1)작 소설 『돈키호테』의 주요캐릭터이다.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을 웃고 울리며 서양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이 작품은 찰스 디킨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프란츠 카프카, 루이스 보르헤스,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 19, 20세기를 대표하는 소설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2)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도 작품의 영향을 받아 『돈키호테』를 미술, 음악 등 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왔다.3)
세르반테스 스스로 밝혔듯이 “당시의 항간에 풍미했던 기사도 이야기의 권위와 인기를 타도하기 위해서” 쓴 이 책은 이전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내용과 형식의 풍부함,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보편성과 다의성을 지녔기에 ‘현대 소설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또한 처음으로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대한 묘사가 자세히 이루어졌고, 정신적 문제, 거식증, 폐경 등 이전 문학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던 소재들을 새롭게 다루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출간된 시점에는 ‘코믹소설’로 분류되었던 이 작품이 프랑스 혁명 이후 소위 ‘심각한 소설’로 여겨졌고, 19세기에는 사회적 비판에 인용되는 등 시대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극중 인물에 대한 분석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미셸 푸코는 그의 책4)에서 ‘돈키호테의 혼돈은 16세기 후반의 새로운 사회형성을 향한 과도기를 그린 것’이라 분석했고, 러시아의 소설가 이반 투르게네프는 <햄릿과 돈키호테>라는 에세이에서 사색과 회의에 몰두하는 우유부단한 사색형 인간 햄릿과 자신의 이상을 향해 무모하지만 용기있게 나아가는 행동형 인간 돈키호테를 인간의 대표적 성향으로 이분했다. 고전이 된 지금에도 『돈키호테』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며 매번 다양한 모습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이제 그 『돈키호테』가 연극으로 대중과 만난다. 그 동안 국내에서 발레, 뮤지컬, 영화 등으로 소개가 되었지만 소설 『돈키호테』를 원전으로 만든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이 국내에 연극으로 소개된 것은 이번 명동예술극장 무대가 처음이다.5)
오페라 토스카의 작가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을 만나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원래 극작가로서 펜을 들었고 20편 이상의 희곡작품을 썼지만 높이 평가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가 세금징수원으로 생계를 꾸리며 천신만고 끝에 쓴 『돈키호테』가 길이 남을 역작이 되었고, 이후 많은 극작가들에 의해 그의 소설이 희곡으로 각색되었다. 빅토리앵 사르두(Victorien Sardou)는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프랑스의 극작가로 푸치니의 오페라로 알려진 비극 『토스카』를 쓰는 등 당대에 (소)뒤마 등과 더불어 활발히 활동하던 대표적인 작가였다. 그가 쓴 희곡 『돈키호테』는 오펜바흐가 작곡한 음악이 추가되면서 연극 <돈키호테>로 1874년에 세계 초연되었다.
사르두의 희곡 『돈키호테』는 소설의 핵심내용 및 소설 속 소설로 삽입된 젊은 네남녀 ‘카르데니오와 루신다, 돈 페르난도와 도로테아’ 이야기가 주 소재로 쓰인다. 묘한 사각관계에 빠진 네 남녀가 돈키호테 일행과 우연히 마주치면서 사건은 해결점을 찾게 되는데, 마치 한 편의 압축된 『돈키호테』를 읽는 것 같이 긴박하고 흥미롭다.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데일 와써맨(Dale Wasserman)의 뮤지컬극본
<맨 오브 라만차>가 극작가의 시각에서 원작자 세르반테스와 그의 대표작을 새롭게 분석하고 각색했다면6), 사르두의 『돈키호테』는 원작에 보다 충실하다. 사르두가 사실주의적 무대구현의 시초라 불리듯이 본 작품은 줄거리 전개가 교묘하고, 화려한 무대기법들 ? 군중장면 등- 이 돋보인다.
매번 새로운 무대감각을 선보이는 양정웅의 꿈과 이상의 무대
“절망의 절벽에서 나약함과 두려움에 떨면서도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 죽음 앞에서도 결단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축복과 영광을 발 아래서 찾지 않고, 가슴에서 찾는 자! “
동양과 서양이 조화롭게 소통하는 작품,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국내뿐 아니라 한국 연극 최초로 꿈의 무대 런던 바비컨 센터에 초청되는 등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아온 양정웅 연출이 <돈키호테>의 새로운 해석에 도전한다. 고전의 재해석에 유달리 관심을 많은 그는 이미 입센의 <페르귄트>를 통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함으로써 그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돈키호테>의 연출에 앞서 그는 직접 사르두의 희곡을 현대적으로, 감각적으로 각색하였다. 3시간이 넘는 원작을 2시간 가량의 길이로 압축하고, 간간히 나오는 스페인식 화법도 국내 관객을 위해 윤색하였다. 또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돈키호테의 대사처럼 극의 엔딩을 집으로 돌아온다는 원작의 설정과 달리 세상 밖으로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 새롭게 변경하였다. 꿈과 이상이 허무맹랑한 말로 들리는 요즘 세상에 돈키호테의 희망적 메시지를 심고 싶어하는 연출의 연출의도다.
<돈키호테>를 위해 모인 최고의 크리에이티브팀
국립오페라단 무대미술감독을 역임한 임일진 디자이너가 <돈키호테>의 무대디자인을 맡았다. 10년 넘게 이탈리아에서 수학하며 다양한 유럽작품들을 경험하고, <라보엠>, <투란도트>등의 오페라와 무용극 <춘향>, 연극 <벚꽃동산>, <페르귄트> 등 여러 장르에서 진가를 발휘한 임일진은 장면전환, 군중장면 등이 많은 데다가 배경은 17세기 스페인인 이 작품을 위한 적격의 무대디자이너일 것이다. 여기에 프랑스에서 의상디자인을 배우고 프랑스 국립극단 코메디 프랑세즈와 작업한 경험이 있는 김영지 디자이너가 17세기 스페인풍의 의상을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이 작품은 연극임에도 음악과 무용이 극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를 위해 발레 <심청>, 연극 <한여름 밤의 꿈>, <햄릿>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작곡해온 김은정 작곡가가 음악을 담당하고, 역시 연극, 뮤지컬, 음악극을 넘나드는 실력파 한정림이 음악감독을 맡아 연주와 노래를 쌍두 지휘한다. 여기에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안무로 주목받는 댄스씨어터 까두의 박호빈 대표가 안무를 맡아 완성도 높은 안무를 선보일 계획이다. 극 중 나오는 무술장면들을 위해 젊은 무술지도가 한지빈이 참여하여 볼거리가 풍부한 격투씬을 만들어냈다.
과거와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돈키호테적 무대
원하는 만큼 배경을 달리하여 촬영하는 영화와 달리, 현실과 이상을 오가는 <돈키호테>를 한 무대에 표현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은 작업이다. 오랜 토의와 고심의 과정을 거치면서 탄생한 무대는 돈키호테의 이상향을 대변한다. 무대 뒷부분 중앙에 위치한 미니멀하면서도 거대한 벽체의 칸칸들은 돈키호테의 꿈과 이상을 표현하는 오브제들을 하나씩 품고 있다. 바닥 전체에 깔린 푸른 잔디와 나무들은 돈키호테의 끊임없는 여정을 상징하지만, 그 위에 놓여진 대도구, 소품, 의상은 지극히 현실적인 17세기 스페인을 보여준다. 이러한 의도적 충돌 역시 사물의 물성을 최대한 대비시킴으로써 현실에 기반을 둔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 준다. 이러한 상상은 몽환적인 꿈속의 여행이 아닌, 선명하고 사실적인 상상의 공간으로서 연극성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공간적 장치로 기능한다.
의상의 경우 고증을 거쳐 17세기 초 스페인을 최대한 살려내었다.7) 돈키호테의 상상과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옷의 색상이다. 가령 올-컬러톤의 의상은 그의 상상(돈키호테는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속에서 나타나고, 실제 세상은 오히려 돈키호테에게는 몽환적이기에 무채색, 광목원단을 주로 사용한다. 음악 또한 돈키호테의 상상에서는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 현실에서는 배우들도 직접 참여하는 라이브 연주로 두 세상을 대비시킨다.
이순재, 한명구, 박용수… 환상의 연기호흡을 보여주다
대발이 아빠, 야동순재 이전에 이순재는 진지한 내면연기가 돋보이는 상당한 내공의 배우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숙해졌지만 그는 항상 연극무대를 사랑하고 무대에 서기를 희망한다. 1971년 명동 국립극장(현 명동예 술극장)에서 공연된 <시라노 드 베르쥬락>에서 그는 주인공 시라노로 열연을 펼친 바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 그는 <돈키호테>의 타이틀 롤을 맡아 같은 무대에 선다. 진정한 돈키호테를 보여주고자 다시 무대에 선 그에게 관객들도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 또 다른 돈키호테가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블라디미르, "돌아서서 떠나라"의 공상두 등 뚜렷한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한명구가 이순재와 더블캐스팅으로 무대에 선다. 두 명의 개성 깊은 돈키호테 연기를 비교하며 관람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돈키호테 외에도 배역진이 탄탄하다. 특유의 익살맞은 연기가 일품인 박용수가 산초를, 정규수가 여관집 주인 오티즈를 맡아 극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연극,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김영민이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카데니오를, 국립극단 출신 한윤춘이 불 같은 사랑에 목숨을 거는 한량 돈 페르난도를 맡아 열연한다. 극단 여행자의 간판배우라 할 수 있는 정해균(연극 "페르귄트"의 타이틀 롤), 전중용(연극 "햄릿"의 타이틀 롤)도 가세하여 다양한 색을 낸다. 이들 주조연들과 젊은 앙상블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화려한 연말의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