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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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서울시립교향악단 <마스터피스 시리즈 Ⅱ>
비회원
2009.01.22
조회 181

* 여러분을 1월 23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에 초대합니다.


■ 공연명: 서울시립교향악단 <마스터피스 시리즈 Ⅱ>

■ 일시 및 장소 : 2009년 1월 22일 (목)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3일(금) 저녁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월 23일 (금) 저녁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지휘 : 정명훈 Myung-Whun Chung

■ 피아노 협연 : 알렉산다르 마자르 Aleksandar Madzar

■ 연주 : 서울시립교향악단

■ 프로그램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7번 Mozart, Piano Concerto No.27 in B flat Major, K.595

브루크너, 교향곡 제7번 Bruckner, Symphony No. 7 in E Major(Ed. Nowak)

■ <콘서트 미리공부하기> : 2009년 1월 19일(월)오후 7:30~9:30 서울시향 5F. 연습실

강사 ▶ 진회숙(음악평론가, 월간 SPO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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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정명훈)은 2008년 1월 22일(목)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
트홀과 1월 23일(금) 저녁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마스터피스 시리즈
(Masterpiece Series)』의 두 번째 무대를 연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와 리즈 콩쿠르 수상에 빛나는 섬세한 감성의
피아니스트 알렉산다르 마자르(Aleksander Madzar)의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
주곡 제27번,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7번이 연주된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인 제27번 협주곡은 소박한 우아미와 순수한 정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섬세한 터치의 피아니스트 알렉산다르 마자르의 연주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의 진수를 표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향은 올해 정명훈 예술감독과 함께 브루크너의 후기 교향곡인 제 7~9번을 집중
탐구한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브루크너는 19세기 후반 최고의 교회 음악가이자, 최대의 교향곡
작곡가로 그 자신이 린츠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이자 즉흥 연주자로서 활동했다.

그의 음악은 불협화, 급작스런 전조 등을 포함하는 풍부하고 대담한 화성어법, 복잡한
대위, 상당한 시간의 작품길이와 함께 깊은 신앙심과 종교적 성찰에 뿌리를 둔 심오한
내용 때문에 감상자에게는 인내심을 요하는 지루한 작품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브루크너는 오스트리아-독일 후기낭만주의 상징이라 할 만큼 교향악의 가능성
을 절정으로 견인한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브루크너는 브람스, 한슬리크 등 당시 비엔나를 휩쓸던 전통주의자와 바그너, 리스트로
대변되는 신 독일악파의 대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평소 바그너에 대한 존
경과 경외를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바그너로부터 많은 음악적 영향을 받았지만 오히려
형식면에서는 베토벤의 전통적 교향곡 양식을 계승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두 가지 입장을 모두를 포용하려는 태도 때문에 양쪽으로부터 공격과
배척을 당하기도 했다.

브루크너 후기 교향곡 연작 시리즈의 첫 무대가 되는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향은 교향
곡 제7번으로 그 시작을 알린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중 최초이자 최고의 성공작으로 꼽히는 교향곡 제7번은 브루크너의
관현악 작품 중 가장 서정적이라 평가되며 바그너의 죽음에 대한 비통함과 그에 대한
존경심을 담고 있다.

특히,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2악장은 장엄한 영웅상을 그
려내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서울시향은 이번 마스터피스 시리즈에서 모차르트와 브루크너를 통해 화려하고 장대한
고전걸작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다.

섬세한 감성과 뜨거운 열정으로 건반을 노래하다!: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마자르

"마자르의 베토벤이 탁월한 성취였다면, 그의 드뷔시 연주는 대단한 사건이었다.
아무도 <어린이 잔치>를 그렇게 섬세하고 정확한 톤으로 순수하게 연주하는 것
을 듣지 못할 것이다. 그의 연주는 너무나 부드러워서 손가락이 마치 건반 저 위
를 거니는 듯했다." -마이애미 헤럴드-

섬세한 감성과 정확한 연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마자르
(Aleksander Madzar)는 1996년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
냈다.

콩쿠르 수상 시 타임즈 紙의 제럴드 라너가 "올해 결선 진출자 중 가장 상상력이 뛰어
난 음악가"라고 평가했을 만큼 탄탄한 기본기와 개성 있는 음악성을 두루 갖춘 연주자
로 주목받고 있다.

로열 필하모닉, BBC 필하모닉, BBC 스코티시 심포니, 스코티시 체임버, BBC 웨일즈
오케스트라 등 영국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시작으로 영국무대에 이름을 알린
후 유럽, 아시아 무대로 반경을 확장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자르는 파보 베
릴룬트, 이반 피셔, 파보 예르비, 존 넬슨, 리보 페세크, 앙드레 프레빈, 마르첼로 비오
티 등의 지휘자와 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잘츠부르크, 에든버러, 본 베토벤, 루어,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등 페스티벌 무
대에 정기적으로 오르고 있으며, 2008년에는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일리야 그린골츠와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로 호평을 받았다.

모차르트, 쇼팽에서 슈니트케,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 등 현대 작곡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있는 그는 위그모어 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 등 세계적 공
연장에서 리사이틀을 가져왔다.

2008/09시즌 마자르는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연주활동을 펼친다. 도쿄, 파리, 카디
프, 플랑드르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하며, 서울시향을 비롯하여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아일랜드 체임버, BBC 벨파스트 심포니, 베오그라드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알렉산드르 마자르는 현재 브뤼셀 플랑드르 왕립음악원과 베른 국립음대 교수로 활동
하고 있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협연자 소개>

□ 피아노 협연 / 알렉산드르 마자르(Aleksander Madzar)


1968년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알렉산다르 마자르는 베오그라드와 모스크바에서 고르다나
마티노비치, 아르보 발드마, 엘리소 비르살라제를 사사했고, 스트라스부르 음악원에서 에두아르
미르주앙을, 브뤼셀에서 다니엘 블루멘탈을 사사했다. 현재 그는 브뤼셀의 플랑드르
왕립음악원과 베른 국립음대 교수를 맡고 있다.

2008/09 시즌에 마자르는 전세계에서 다양한 연주활동을 펼친다. 도쿄, 파리, 카디프,
플랑드르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하며,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서울시향, 아일랜드
챔버, BBC 벨파스트 심포니, 베오그라드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실내악 연주 역시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일랴 그린골츠와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2008년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펼쳤으며,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2008년 성마그누스 페스티벌과 첼트넘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하였고, 프라하와 본
베토벤페스트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가졌다. 소프라노 율리아네 반제와 스페인의 빌바오,
발렌시아, 레온, 리스본 투어를 가질 예정이다. 2007년 여름 페스티벌에서 앤소니 마우드가
이끄는 아이리시 체임버와 성공적인 협연을 가진 후에, 에딘버러와 위그모어홀에서 연주를
가질 예정이며, 이후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에서 리사이틀로 데뷔하고, 위그모어홀에서
또다시 연주회를 갖게 된다.

1996년 리즈 피아노 콩쿠르 입상시에 <더 타임즈>의 제럴드 라너는 "올해 결선 진출자 중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음악가"라고 평가했다. 리즈 콩쿠르를 통해 영국 무대에 널리 알려진
마쟈르는 로열 필하모닉, BBC 필하모닉, BBC 스코티시 심포니, 스코티시 체임버, BBC 웨일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였고, 유럽, 아시아 등에서 파보 베릴룬트, 이반 피셔, 파보 예르비, 존
넬슨, 리보 페세크, 앙드레 프레빈, 마르첼로 비오티 등의 지휘자와 함께 하였다.

알렉산다르 마자르는 베를린 필하모니를 비롯하여 런던, 로마, 피렌체, 밀라노, 함부르크
등에서 독주회를 개최하였고, 마이애미 국제 피아노 페스티벌을 통해 미국 리사이틀 데뷔를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바트 키싱엔 페스티벌,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페스티벌, 이보 포고렐리치
페스티벌, 루어 피아노 페스티벌, 다보스, 라 로크 당테롱, 잘츠부르크, 앨드버러 페스티벌 등에
출연하고 있다.


󰊱 모차르트(1756-1791), 피아노 협주곡 제27번 Bb 장조, 작품 595 (1791)

Mozart, Piano Concerto No.27 in B flat Major, K.595

* 협연 : 알렉산다르 마자르(Aleksandar Madzar)


Ⅰ. Allegro

Ⅱ. Larghetto

Ⅲ. Allegro


󰊲 브루크너 (1824-1896), 교향곡 제7번 장조 (1881-1883)

Bruckner, Symphony No. 7 in E Major(Ed. Nowak)


Ⅰ. Allegro moderato

Ⅱ. Adagio

Ⅲ. Scherzo

Ⅳ. Finale


글 : 정현교 (월간 SPO 1월호 게재내용)


모차르트와 브루크너, 순수와 경건 사이


1791년 12월 5일, 모차르트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바로 이 생의 마지막 해에 모차르트는 자
신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이 될 B플랫 장조의 K.595를 세상에 내놓았다. 프라하에서의 성공
에 힘입어 빈에서의 재기를 노리기 위해 작곡한 곡으로 그 앞 번호인 피아노 협주곡 26번 <대
관식>을 발표한 지 3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 모차르트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 죽기 바로 전 해인 1790년, 모
차르트는 프랑크푸르트로 가서 레오폴드 2세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상대로
연주회를 열었다. 피아노 협주곡 26번 <대관식>과 그 외에 교향곡이 연주된 음악회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수입은 예상 외로 적었다. 그 후 마인츠에 들러 선제후의 궁정에서 연주회를 열었
지만 이것도 신통치 않았다. 결국 이 여행으로 모차르트는 건강상태의 악화라는 결과만 얻는
꼴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거듭된 실패와 건강악화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는 계속해서 연
주회를 계획했다. 경제적인 상황이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이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오로지 연주회를 여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1월 6일에 완성된 이 곡은 그로부터 두 달 후인 1791년 3월 4일, 궁정요리사 이그나츠 얀의
집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모차르트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되었다. 이것은 모차르트가 직접
연주자로 출연했던 마지막 무대이기도 하다.

경제적 궁핍과 건강악화로 고통 받고 있는 작곡가가 생의 마지막 무대에서 연주했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 협주곡 27번의 무대배경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의 음악적 예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모차르트의 음악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이 작품 역시
우리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혀 그런 그늘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다.

매사에 거리낌이 전혀 없어 보이는 솔직, 담대한 표현, 더할 나의 없이 맑고 투명한 분위기,
동화적인 순진무구함을 담고 있는 느린 악장. 모든 것이 모차르트의 평소 모습 그대로다. 때때
로 나타나는 단조가 장조와 대조를 이루는 듯 하지만 곧 음악은 다시 장조의 밝은 분위기로 흡
수된다.

물론 달라진 것도 있다. <대관식>에서는 조심스럽게 처리되었던 관악기가 여기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관악기의 아름다운 색채가 곡의
분위기를 한층 밝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독주 피아노도 지나치게 나대지
않고, 오케스트라 속에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있다. 이 곡에는 그 전의 곡에서와는 다른 의미의
신선함이 살아 숨 쉬고 있는데, 이것이 만약 모차르트가 조금 더 오래 살았다면 피아노 협주곡
의 새로운 기원을 이룰 작품을 썼을 것이라는 가정을 가능하게 한다.

제1악장 알레그레토는 소나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으뜸음 위에서 물결치는 반주 삼아 등
장하는 제1주제는 숨이 길고 청초하며, 이어 연주되는 제2주제는 인상적인 싱코페이션 리듬을
갖고 있다. 1주제와 2주제의 대비가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 것이 특징이다.

제2악장 라르게토에는 밝고 순진무구한 멜로디와, 이와는 약간 대조적인 리드미칼한 멜로디가
나온다. 처음에 피아노로 제시되는 멜로디가 인상적인데, 이것을 만약 빛깔로 얘기하자면 ‘초록
빛’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같은 2악장이지만 달콤한 핑크빛을 연상시키는 21번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곡이다.

제3악장 알레그로에서는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멜로디가 악장 전체를 왕성한 생동감으로 수놓
고 있다. 경쾌한 멜로디가 단숨에 전개되어 나가는 것이 가히 모차르트표 3악장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


이어서 연주되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7번과는 분위기가 아
주 다른 곡이다. 모차르트와 브루크너는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이라는 점에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차르트는 선배 하이든의 성과를 토대로 고전주의 교향곡의 틀을 더욱 공고히 했으며, 브루크
너는 그 토대 위에서 교향곡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그의 후기 교향곡 7번, 8번, 9번은 그 규
모와 가능성을 무한대로 확장시켜 나간 낭만주의 교향곡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세 교향곡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스케일이 커지고, 관현악의 음향이 충실해
졌다는 점이다. 브루크너 음악의 트레이드 마크인 종교적인 색채도 더욱 짙어졌는데, 그는 여기
에 자신이 작곡한 종교곡의 멜로디를 갖다 쓰기도 했다. 교향곡 역사상 가장 길이가 긴 느린
악장을 가지고 있고, 네 개의 바그너 튜바가 등장하며, 혼의 수가 늘어난 것도 모두 후기 교향
곡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특징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곡은 바로 오늘 연주되는 제7번이다. 2악장이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배경으로 쓰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이 곡을 좋아하는 사람
들이 제법 많아졌다.

제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소나타 형식. 브루크너의 다른 교향곡과 같이 현악의 트레몰로로
시작해 첼로와 같은 저음 현악기와 혼이 도입부를 열어 간다. 그 후 다른 악기들이 이 멜로디
를 반복하면서 발전시킨다. 중간에 금관악기들이 절규하는 화음으로 돌연 공격해 들어와 현악
기의 흐름을 중단시키는 것이 인상적이다.

제2악장 아다지오는 아주 느리고 장엄하게 연주하는 일종의 애도의 노래이다. 브루크너는 평
소에 존경해 마지않던 바그너가 병상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모틀이라는 사
람에게 보낸 편지에 “나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무척 슬펐다. 거장이 더 이상 오래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이 악장의 코다를 작곡하는 동안에 바그너가 죽었다는 소식
을 들었고, 브루크너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을 갖고 이 악장을 마무리했다.

이 악장은 네 대의 바그너 튜바가 연주하는 장엄한 애도의 노래로 시작을 한다. 이 애도의 주
제는 여러 가지 복잡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단조와 장조가 무수히 교차하면서 복잡한 감정의
음영을 드리운다. 여기서 브루크너는 <테 데움>에 나오는 <영원에의 희망이 흔들리지 않게 하
소서>를 인용했으며, 그 뒤에는 그레고리안 성가와 비슷한 선율도 차용했다. 전체적으로 종교
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으로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이순신이 고뇌에 빠져 있는 장면에
서 이 곡이 나온다.

제3악장은 매우 빠른 스케르초이다. 저음 현악기의 쾌활한 반주 위에 트럼펫이 노래를 하고,
다른 악기들도 경쾌하게 흘러간다. 금관악기들의 장쾌한 움직임이 장수들의 힘찬 행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1악장과 2악장을 거쳐 3악장에서 더욱 분위기가 고조되는데, 이 3악장은 다
시 4악장의 장대한 피날레를 예고하고 있다.

제4악장은 율동적으로, 그러나 빠르지 않게 연주하는 악장이다. 먼저 바이올린이 상쾌하게 연
주를 시작한다. 현악기의 트레몰로를 배경으로 제시되는 피날레의 도입부인데, 이 선율은 계속
반복되면서 조금씩 변화되어 간다. 그러다 갑자기 제1악장의 제1주제를 인용한 금관부가 천둥
같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이 변화를 거듭하면서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그런 다음 현악기들
이 앞에서 나온 가냘픈 선율을 느리게 연주한다. 제1주제가 동기로 제시되다가 나중에 제1주제
전체가 연주된다. 이것이 웅장하게 전개되면서 코다로 들어간다. 제1주제의 요소를 사용한 코
다는 아주 화려하고 강하게 교향곡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오늘날 이 곡은 낭만주의 교향곡의 금자탑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당대에는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다. 이 곡을 들은 비평가 한슬릭은 이 곡을 가리켜 “수십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연
습으로 신경과민이 된 한 관현악 작곡가의 허황된 꿈”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실제 곡을 들어
보면 한슬릭의 평가가 지나쳤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의 우리는 그 속에서 지금
은 잃어버린 종교적 경건성을 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