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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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8/12(금)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브람스 판타지
아름다운 당신에게
2022.08.01
조회 284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생방송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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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시 : 2022년 8월 12일 (금) 저녁 7시 30분


2. 장소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3. 초대인원 : 5쌍 (1인 2매, 총 10매)


4. 작품설명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실내악 시리즈 ‘브람스 판타지’

***출연
지휘 다비트 라일란트
클라리넷, 라파엘 세베르
연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


어떤 감정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대가의 삶을 단 두 작품으로 요약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실내악시리즈 ‘브람스 판타지’는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거의 가능하게 한다. 작곡가가 1854년에 쓴 초기작인 ‘피아노 트리오 1번’과 말년에 접어들어 쓴 1891년 작 ‘클라리넷 오중주’가 한 무대에 올라가는 이번 공연은 브람스라는 인간의 삶을 장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낼 수 있다.
단순히 초기와 후기 작품이 연주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피아노 트리오 1번’의 완성과 초연이 있었을 즈음, 브람스는 정신적 스승이었던 로베르트 슈만의 투병을 지켜보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누군가가 도약할 때 저무는 사람도 있다. 그 대상이 슈만과 자신이라는 사실에 브람스는 한동안 괴로워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나 ‘클라리넷 오중주’를 완성했을 무렵에는 친구들의 죽음을 잇따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브람스가 그때 느꼈던 감정은 슈만을 먼저 보냈을 때와는 사뭇 다르면서도 비슷한 것이었다. 삶의 덧없음은 나이와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왔다. 익숙해질 법하면서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 이제 곧 연주될 브람스의 두 실내악 작품이 그 감정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들려줄 것이다.

피아노 트리오 제1번 나장조 Op. 8 - Piano Trio No. 1 in B Major Op. 8
1888년. 브람스의 작품을 담당하던 출판업자 프리츠 짐로크는 과거의 작품들을 개정해 출판하자는 제안을 작곡가에게 던졌다. 개정 작업을 그저 돈벌이로 생각하는 짐로크의 얕은 식견에 브람스는 심히 개탄하였으나 어찌 된 일인지 1889년 여름 진행된 ‘피아노 트리오 1번’의 개정 작업은 생각 이상으로 본격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다. 사실 과거 브람스는 친구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에게 ‘이 작품을 수정해야겠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출판업자의 욕심이 뜻하지 않은 개정의 기회를 준 것이었다. 그렇게 1891년. 작곡가가 스무 살에 완성한 작품은 새로이 출판되었고 오늘날에는 이 개정판을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악장 피아노가 제시하는 신중하면서도 심지가 굳은 주제를 첼로와 바이올린이 차례로 받으며 작품은 시작된다. 발전부에 접어든 작품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며 필연적인 갈등을 만들어낸다. 이후 자연스럽게 재현부로 접어든 악장은 작품이 제시부에서 보여주었던 건강한 에너지를 다시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2악장 첼로가 단호하게 스타카토를 연주하고 이를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받는다. 현악기의 자글거리는 소리가 도화선이 되어 폭발하고, 다시금 잠잠해지는 과정을 몇 차례 거치다 보면 더없이 여유로운 흐름으로 진행되는 나장조의 중간 부분이 펼쳐진다. 악장은 도입부에서 보여주었던 갈등과 해결을 다시 한번 재현한 뒤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다음 악장으로 이어간다.
3악장 피아노가 코랄풍으로 제시하는 화음을 두 현악기가 조용히 받는다. 거의 영원에 가까운 화음은 이후 첼로 소나타의 느린 악장처럼 변화하여 한동안 첼로와 피아노만을 위한 음악이 이어진다. 이후 바이올린이 합류하고, 트리오는 악장 첫 부분에 제시되었던 화음을 다시 한번 연주하며 악장을 매듭짓는다.
4악장 피아노가 연주하는 셋잇단음표와 첼로가 만들어내는 악상이 마치 물음을 던지듯 파장을 일으킨다. 이야기는 바이올린의 가세와 함께 한층 들뜬 악장은 마지막에 다다를 힘을 서서히 비축하며 말미를 장식할 준비를 한다. 이전 악장에서 작곡가가 보여주었던 신중함을 마지막 악장은 모른다. 작품은 ‘더 이상 뒤는 없다’는 느낌의 단호함과 함께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클라리넷 오중주 나단조 Op. 115 -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 115
1891년의 브람스는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 당시 작곡가는 일련의 상실을 경험하며 삶의 의지를 크게 상실한 상태였다. 그러했기에 1891년 3월. 마이닝겐으로 향했던 브람스의 마음은 한편으로 가벼운 상황이기도 했다. 마음만 편히 먹는다면 창작의 고통은 없고, 즐거움만 누릴 수 있는 상황. 으레 그렇듯 주변을 둘러보고 관행적으로 있을 그곳 악단의 연주를 감상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예상은 마이닝겐 궁정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리하르트 뮐펠트의 연주를 듣게 된 이후 완전히 뒤집히게 된다. 브람스는 그의 연주에서 자신의 친구였던 요아힘 같은 대가의 면모를 느꼈을 뿐만 아니라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를 새로이 만나게 되었다.
작곡가가 절필의 의지를 거두고 1891년에 완성한 이 곡은 모차르트나 베버 같은 작곡가들의 클라리넷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이 악기를 바라본다. 위대한 고전주의자들에게 클라리넷은 맑고, 명랑하며, 때로는 우아하기까지 한 새 시대의 악기였다. 그러나 브람스의 귀에 들려온 클라리넷 소리는 지독한 외로움을 담고 있었고, 그 외로움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삶의 이면을 다시 한번 그에게 비춰 보였다.
현악 사중주의 쓸쓸한 총주로 시작하는 1악장은 브람스가 다시금 발견한 악기를 소개하는 장. 생의 덧없음을 잘 아는 클라리넷과 들뜬 감정을 자제하는 현악기의 음색이 마치 잘 알고 있던 사이처럼 어우러진다. 이어지는 2악장은 목가적인 분위기로 시작해 클라리넷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몰아주는 중간지점으로 돌입한다.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이 부분에서의 클라리넷은 독주 악기로서 주목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각인시킨다. 처음부터 끝까지 평온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3악장 안단티노 이후 작품은 마지막 악장으로 향한다. 4악장은 주제와 다섯 개의 변주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의 주제를 살짝 매만진 듯한 주제가 제시되고 일련의 변주가 이어진다. 모든 변주가 끝난 뒤 작품은 1악장 도입부에 제시된 주제를 다시 한번 내비치며 여정이 끝났음을 알린다.


***지휘,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7대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다비트 라일란트는 2018년부터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로잔 신포니에타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독일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객원 수석지휘자,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슈만 게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그 외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파리 체임버 오케스트라, 릴 국립오케스트라, 툴루즈 카피톨 국립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며 현재 유럽 무대가 가장 주목하는 지휘자 중 하나이다.
프랑스적이되 독일적인 감수성을 지닌 그는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베를리오즈, 드뷔시, 라벨에 이르는 프랑스 음악과 슈만, 슈트라우스로 대표되는 독일 낭만 음악 나아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 빈악파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라일란트는 누구보다도 잊혀진 작곡가 - 다니엘 오베르(1782~1871), 아우구스타 홈즈(1847~1903), 뱅자맹 고다르(1849~1895), 앨버트 휴이브레츠(1899~1938) -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2016년 뮌헨 방송 교향악단과 고다르의 관현악 작품집을, 2017년에는 낙소스 음반사와 오베르의 오페라 ‘세이렌’을, 2018년에는 리에주 왕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휴이브레츠의 작품 전체를 녹음하며 오케스트라의 예술적 잠재력과 레퍼토리 확장의 공을 인정받고 있다.
라일란트는 벨기에 출신으로 브뤼셀 왕립음악원과 파리 에꼴 노르말 음악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에서 지휘와 작곡을 전공했다. 런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동하며 사이먼 래틀, 마크 엘더,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및 로저 노링턴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으며, 모차르트 레퍼토리에 있어서는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클라리넷 라파엘 세베르

“라파엘 세베르는 명징한 소리, 정확한 호흡, 텍스트에 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클라리넷의 경이다. 라파엘 세베르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최고’의 프랑스 비르투오소로 불릴 자격을 이미 충분히 갖추었다.”
_ 장-뤽 카롱, 〈레스뮈지카〉, 2014년 10월호

“세베르는 클라리넷의 음역 전체에 걸쳐 놀랍도록 사랑스러운 음색과 빼어난 레가토 솜씨를 갖추고 있다. 악절을 꾸미는 솜씨도 뛰어나고 인토네이션 역시 흠잡을 데 없다.”
_ 리처드 A. 캐플런, 〈팡파르 매거진〉

2010년 프랑스의 클래식 음악상인 ‘음악의 승리’를 통해 대중의 눈에 든 라파엘 세베르는 현재 프랑스 클라리넷 악파를 대표하는 가장 젊은 음악인이다. 열두 살 나이로 2007 도쿄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하고 열다섯 살 때 ‘기악 독주자의 발견’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음악가로서 뛰어난 이력을 쌓고 있다. 세베르는 2013년 뉴욕에서 열린 청소년 콘서트 예술가 콩쿠르에 참가해 1등상을 받았고, 특별상도 열 개 부문 가운데 여덟 개를 휩쓸었다.
세베르는 아지즈 쇼카키모프가 지휘하는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베를린 필하모니홀 무대에 데뷔했고, 그밖에도 세베르는 마이클 실이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이 있다.
실내악 파트너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세베르는 모딜리아니 사중주단, 반더러 삼중주단, 메시앙 삼중주단과 협연한 바 있고, 마르타 아르헤리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장-프레데릭 뉘뷔르제, 기돈 크레머, 다비드 그리말, 자비에 필립스, 프랑수아 살크 등과 호흡을 맞추었다. 세베르는 피아니스트 아당 랄룸, 첼리스트 빅터 줄리앙-라페리에르와 정기적으로 함께 공연하고 있으며, 이들과 함께 녹음한 브람스 음반(미라레 출시)은 2015년 ‘디아파종 도르’ 상을 수상했다.
그가 취입한 음반들은 디아파종 상, 클라시카 쇼크 상, 텔레라마 FFFF 이벤트 상 등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아지즈 쇼카키모프가 지휘하는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카를 마리아 폰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매했다. 같은 음반에는 피아니스트 장-프레데릭 뉘뷔르제와 함께 녹음한 베버의 다른 두 작품이 커플링되어 있다(미라레 발매). 세베르는 메시앙 삼중주단과 함께 2018년 〈세상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와 토머스 아데스의 〈템페스트〉 중 ‘궁정 연습곡’을 모은 음반을 미라레 레이블로 발매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985년 국내 최초의 민간 교향악단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출발해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로 지정되며 관현악·발레·오페라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극장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했다. 폭넓은 레퍼토리로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한 가운데 신한류 흐름 속 국립예술단체로서 차세대 음악가를 위한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2022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로 재탄생, 대한민국 교향악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핵심인 ‘연주자-작곡-지휘’ 세 분야의 미래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문 오케스트라 연주자를 교육하는 ‘KNSO 국제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작곡가 육성을 위한 ‘작곡가 아틀리에’, 전 세계를 무대로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는 ‘KNSO국제지휘콩쿠르’ 등 K-클래식을 이끌어갈 차세대의 성장을 지원하며 클래식 음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꾼다.


#프로그램

브람스 피아노 3중주 제1번 나장조 Op. 8
브람스 클라리넷 오중주 나단조 Op.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