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 <도쿄 맑음>
200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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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오늘은 <도쿄 맑음>의 주인공
요코와 시미즈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케나카 나오토와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죠.
<도쿄 맑음>은 일본의 유명한 사진가 아라키 노부요시가
부인을 모델로 한 사진 에세이집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그 에세이집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고,
실제로 그 부부를 모델로 만든 영화에요.
아라키는 ‘내 사진 인생은 요코를 만난 후부터 시작된 것이었다’라고 말했죠.
그만큼 아라키의 부인 요코는 그에게 예술적인 영감을 준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은 남편과 아내이자, 사진가와 모델의 관계이기도 했고,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연애 감정을 유지한 남녀 관계이기도 했어요.
이 영화는 뚜렷한 줄거리가 있다기보다,
한 남자와 여자가 어떤 거리를 두며 살아가는가,
또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가서며, 물러서는가,
이렇게 어떤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미묘한 감정들을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상대방의 몸짓과 눈빛 하나가 내 마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가를 보여주는,
참 관념적인 소재를, 미세하게 잘 담아내고 있어요.
시미즈의 아내는 알 수 없는 행동들을 하지만
영화는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알 수 없는 게 관계고, 인생이라고 하면서
그런 그녀를 슬프지만 따스하게 감싸주는 남편의 사랑을 보여줄 뿐이죠.
하지만 결국 아내 요코는 세상을 떠납니다.
시미즈에게 인생의 빛과 그림자를 안겨주고 떠난 요코,
그와 그녀는 어떤 사랑을 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