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교실 4주째에는 새로운 노래를 배웠다.
곡 제목은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였다.
'뚜두따다 뚜두따다' 리듬의 현란하고 빠른 드럼 연주가 시작되었다.
멜로디는 장조였고 경박할 정도로 신나게 진행되는 노래였다.
'뚜두따다 뚜두따다' 리듬의 현란하고 빠른 드럼 연주가 시작되었다.
멜로디는 장조였고 경박할 정도로 신나게 진행되는 노래였다.
내용인즉슨 제목 그대로 사랑을 연필로 써야 한다는 얘기였다.
잉크로 쓰면은 나중에 틀렸을 때 지우기가 너무 어려우니 말이다.
문제는 박자였다.
〈사랑을 위하여>는 거의 정박으로만 이루어진 노래였지만
이번 노래는 달랐다. '웃따 웃따' 하고 리듬을 타야 했다.
잉크로 쓰면은 나중에 틀렸을 때 지우기가 너무 어려우니 말이다.
문제는 박자였다.
〈사랑을 위하여>는 거의 정박으로만 이루어진 노래였지만
이번 노래는 달랐다. '웃따 웃따' 하고 리듬을 타야 했다.
엇박적인 노래였기 때문이다. 백명의 할머니 중 절반이
자꾸만 박자를 정박으로 탔다.
선생님이 답답해하며 반주를 끊고선 반박 쉬고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번 다시 해봐도 고쳐지지 않자
그는 언니들에게 박수를 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시켰다.
자꾸만 박자를 정박으로 탔다.
선생님이 답답해하며 반주를 끊고선 반박 쉬고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번 다시 해봐도 고쳐지지 않자
그는 언니들에게 박수를 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시켰다.
(짝)꿈으로 가득-찬 설레이는 이 가슴에-
(짝)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짝)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짝)사랑을 쓰-다가 (짝)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짝)지워야 하-니-까
지우개로 깨끗-이 (짝)지워야 하-니-까
그러자 고개와 박수와 노래가 죄다 따로 노는
할머니들이 대폭 늘어났다. 아수라장 .
할머니들이 대폭 늘어났다. 아수라장 .
아수라장 속에서도 우리 할머니 ’향자‘의 음정과 박자만이
정확하였다. 향자를 따라 노래 교실에 다닌 1997년부터
나는 언제나 그처럼 노래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였다.
향자는 리듬을 너무 잘 타는 나머지 박자를 무시하고 불러도
결코 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박을 타는 것쯤은 일찌감치 마스터 한 뒤 엇박의 세계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놀았다.
정확하였다. 향자를 따라 노래 교실에 다닌 1997년부터
나는 언제나 그처럼 노래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였다.
향자는 리듬을 너무 잘 타는 나머지 박자를 무시하고 불러도
결코 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박을 타는 것쯤은 일찌감치 마스터 한 뒤 엇박의 세계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놀았다.
그에 비해 나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정박적인 인간 이었다.
학교에 안 늦고 숙제도 잘해 가는.
긴 일기를 날마다 성실히 쓰지만 갑자기 삼행시를 시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정박 노래는 결코 안 틀리는데 엇박 노래는 꼭 한 군데씩 틀리는.
혼자 걷다가도 스텝이 꼬여 넘어지고 마는…
학교에 안 늦고 숙제도 잘해 가는.
긴 일기를 날마다 성실히 쓰지만 갑자기 삼행시를 시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정박 노래는 결코 안 틀리는데 엇박 노래는 꼭 한 군데씩 틀리는.
혼자 걷다가도 스텝이 꼬여 넘어지고 마는…
그러나 향자는 어느 대화 중에도 찰진 욕 한마디를
치고 들어올 줄 알았고 빨리 걸으면서도 결코 넘어지는 법이 없었고
갑자기 마이크가 쥐어져도 긴장하지 않았다.
정박을 잘 타는 사람이 엇박을 못 탈 수는 있어도
엇박을 잘 타는 사람이 정박을 못 탈 수는 없었다.
엇박적인 사람이란 정박과 엇박 모두를 가지고 노는 이를 뜻했다.
향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노래 교실의 다크호스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
치고 들어올 줄 알았고 빨리 걸으면서도 결코 넘어지는 법이 없었고
갑자기 마이크가 쥐어져도 긴장하지 않았다.
정박을 잘 타는 사람이 엇박을 못 탈 수는 있어도
엇박을 잘 타는 사람이 정박을 못 탈 수는 없었다.
엇박적인 사람이란 정박과 엇박 모두를 가지고 노는 이를 뜻했다.
향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노래 교실의 다크호스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
* 작가 이슬아 <아무튼, 노래>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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