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공감
원래 세상은 조금 더 착한 사람들이 조금 더 애쓰고 살 수밖에 없어요.
그게 막 엄청난 손해 같지만,
나쁜 사람들한테 세상을 넘겨줄 순 없잖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지구를 지키고 있는 거야.
-드라마 〈멜로가 체질> 마지막화 중에서
신인 작가 임진주는 첫 드라마를 방송에 내 보내고,
몇몇 악플에 깊은 상처를 받고 있었다.
이를 본 담당 PD인 손범수는 뻔하지 않은,
아주 귀여운 위로의 말을 건넨다.
너무 귀여워서 메모해두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참고로 둘은 연인 관계다.
악플에 힘들어하는 착한 사람으로 시작해
결국은 지구를 지키고 있는 우리라니.
해도해도 너무한 비약이다. 하지만 그 목적과 마음을 생각하면
논리의 비약만큼 무시무시한 사랑스러움이 폭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연인과의 대화에서 이 스킬은 유용하게 쓰 인다.
연인과의 모든 대화는 목적이 문제 해결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목적은 상대와의 교감, 사랑의 확인 등 아주 다른 지점에 있다.
따라서 명쾌한 해답보다는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잊게 만드는
장르의 변화나 말도 안 되는 비유, 엄청난 비약 같은 평범하지 않은 완성도의 문장이 잘 먹힌다.
‘착한 당신은 지구를 지키고 있는 거야'처럼.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처럼.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면 내사랑은 만년으로 하고 싶어'처럼.
언젠가 사랑스러운 문장이 필요할 때가 온다면,
그것이 말이 되는가를 따지는 일은 저 멀리 접어두자.
논리보다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앞지른다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로맨틱한 문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앞뒤 없는 마음보다 강력한 스킬은 없다.
* 카피라이터 오하림 <나를 움직인 문장들>중에서 따온 글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