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6 (화) 그리움이 길이 된다
저녁스케치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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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다리는 사람
그리움을 좋아한다

나는 그리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
너에게 사무치는 걸 좋아한다

기다림이 지켜간다
그리움이 걸어간다

이 소란하고 쓸쓸한 지구에
그대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는 내 사람은

그리움이 가득하여
나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치열한 그리움 속에 너를 담고
텅 빈 기다림으로 나를 지켰다

나는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기 위해
그리움을 사수하고 있다

기다림이 걸어간다
그리움이 길이 된다

박노해 시인의 <그리움이 길이 된다>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견디기 힘겨운 일이 그리움이라지만
더러는 기다림의 설렘을 주기도
희망의 씨앗이 되어 마음에서 자라기도
또 어떤 그리움은 새로운 길이 되어주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