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 탤런트의 대화 한 장면이 생각난다.
“아버님 제 인생이 마음에 안 들어요.”
“누군들 제 인생이 마음에 들겠어? 그러지 말어.”
“중학교 간신이 졸업하고,
철공소 직공으로, 인쇄소 출판공으로, 운전기사로,
그렇게 한 평생을 사신 아버님 말씀을 나는 안다.
누군들 자기 인생이 마음에 들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알면서도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안 든다.”
나도 내 인생이 마음에 안 든다.
왜 자꾸 후회가 되는지. 왜 자꾸 서러워지는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지나온 발자국까지도 죄다 마음에 안 든다.
부질없이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부질없는 꿈을 꾸고 또 꾸었다.
그러지 말어.
누군들 제 인생이 마음에 들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면서 사는 것이 인생인 것을.
그러다가 누구나 가버리고 마는 것을.
누구도 뾰족한 다른 수가 없다는 것을
뼛속에 스며들어 후비어 놓는 이 말 한마디
나도 이젠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들 제 인생이 마음에 들겠어? 그러지 말어.”
엄원용 시인의 <누군들 제 인생이 마음에 들겠어?>
누군 좋아서 사니? 그냥 사는 거지, 다들 그래.
맞아요. 근데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땐
그런 말조차 사치처럼 느껴지곤 하지요.
그럴수록 고개 들고, 어깨 펴고, 꿋꿋하게 살아요.
삶의 방향키는 여전히 우리에게 있으니까.
살다 보면 그래도 좋았다고,
잘 살았다고 말하게 될 날 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