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왜 서 있어야 하고 새들은 하늘을 날아야 하는지
날마다 해와 달을 깨우고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지
그 힘이 왜
없어도 좋은 우리를 여기 있게 하고
아침이면 눈꺼풀을 열게 하는지
해달은 왜 물에 떠 해초를 감고 잠자는지, 털도 없는 톡토기는 어떻게 영하 70도의 혹한을 견디는지, 피파개구리는 왜 혀가 없는지, 오리너구리는 어떻게 알을 낳게 됐는지
이 작은 가슴에 어떻게 바다와 사막이 함께 출렁이고
사랑은 늘 폭탄을 감추고 있는지
헛된 꿈들은 사라지지 않는지
왜? 왜? 왜?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휘몰아치는 질문의 소용돌이 속을
우리는 걸어간다 우리는
비늘들이 얼굴을 뒤덮어도 응답처럼
지느러미가 돋아나도
우는 대신 웃는 표정으로
전동균 시인의 <이토록 적막한>
삶에 대해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기가 막힌 건 대부분의 질문에는 또렷한 답조차 없다는 겁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토록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앞으로도 살아갈 거라는 것,
걸어갈 거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