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바라기 별이 상현의 소가 되는 저녁나절
엄마는 식구들의 불평을 토닥토닥 타일러
구름빵을 구워내곤 했다
중고교복을 입어야 하는 오빠의 퉁퉁거림과
표정을 담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다는 아빠의 푸념을
익숙하게 반죽하는 엄마의 요리법에는 늘
효모성의 온기가 살아 있었다
달빛이 밤물 같은 어둠을 버무리면
여름밤, 평상 위에선
부풀거나 식은 얼굴들조차 빛이 났다
유성의 꼬리가 별의 내장을 가르면
모락모락 빵들이 와르르 쏟아지고
빵이 풍선보다 부풀 땐
별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담장너머
시나브로 피기도 했다
식구들의 허기를 자분자분 다져 구워내는
연중무휴, 엄마의 구름빵은
지붕을 부풀리고 별들의 궤적을 끌어 모아
남루의 시절을 눈과 귀로 배부르게 했다
이령 시인의 <여름밤, 평상 위에선>
엄마는 가족에게 구름 같은 존재예요.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는 구름처럼
엄마는 그게 불평이건 배고픔이건
가족들에게 해가 되는 것은 모두 막아주죠.
엄마가 만들어준 그늘 아래에서
마음껏 투정 부리고, 푸념 하고, 배를 불리던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