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2 (목) 신도. 시도. 모도.
저녁스케치
2018.07.12
조회 385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 타고
십 분이면 와 닿는 섬
신도. 시도. 모도. 삼형제 섬

신도선착장 옆
평생 바다의 속살을 파먹다 죽은
폐선 엉치뼈에 저녁노을이 앉아 있다

모든 길의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한
선착장 파도소리만 한 질씩
제 몸을 키워내고 있다

바다로 나갔던 사람들이
저녁바다를 끌어다
마을회관 앞마당에 매어 놓은 저녁

삼목선착장행 막배가 떠나고 나면
섬은 모든 바닷길을 지우며
스스로 저녁 바다에 유폐된다

수억 년 전 서해바다가
밤새 산통을 앓다 낳았다는 섬
신도. 시도. 모도.

밤이 되면 저녁 바다의
젖을 물고 잠드는 버릇이 있다

이권 시인의 <신도. 시도. 모도.>


신도와 시도와 모도는
섬이어도 외롭지 않을 거 같습니다.
형제 섬들과 함께 있으니 말이죠.
부모, 형제, 친구, 연인...
누군가가 곁에 있어서
멀리서나마 내 마음을 기댈 곳이 있어서...
우리는 어두운 밤의 파도도 견딜 수 있는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