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름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저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들을 발견하곤
흠칫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 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낸다.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름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제림 시인의 <한동안 그럴 것이다>
삶이란 계속된 반복입니다.
나의 부모가 그랬고
내가 그랬듯이
내 아이가 부모가 되면
내가 걸어왔던 내리사랑을 그대로 밟아가겠죠.
한동안 그럴 것입니다.
아니, 언제까지나 그럴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