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잠실역 7번 출구에서
11시 30분에 만나 점심을 함께 하기로 한 그녀를
엉뚱하게 10시 45분경에 이수역에서 만났네
4호선과 7호선의 환승역인 이수역
나는 4호선에서 7호선으로 이동 중이었고
그녀는 7호선에서 4호선으로 이동 중
긴 복도 중간에서 오다가다 만났네
그녀는 2호선을 타기 위해 환승역인 사당역으로 가는 길이었고
나는 그녀를 만나기에 앞서 틈새 시간을 내어
한 친구의 얼굴을 잠시 만날 생각으로 7호선 논현역으로 가는 길이었네
서울 인구가 얼마이고 지하철 이동 인구는 또 얼마인데
약속 장소도 아닌 엉뚱한 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시간에
뜻밖에 이렇게 부딪힐 수도 있다는 거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녀와의 데이트 시간도
45분 정도 앞당겨졌고 그만큼 길어졌네
정대구 시인의 <오다가다 만난 그 여자, 우연인가 필연이가>
이렇게 반가운 만남들이 있죠.
어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지나고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반갑고 신기한 만남.
서로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자석처럼 끌어당겨 한 장소로 부른 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