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꽃이라고 얼굴까지 지울 순 없죠
장미꽃에 가렸어도 흰 별 하나 고개 듭니다
더 깊게 뿌리 내리고
진한 향기 퍼트릴까요
이름 없는 행인 되어 배경처럼 지나가죠
카메라 앵글 속에 대사 한 줄 흘려두고
조명등 환히 비추듯
걷는 길도 밝아졌으면
헝클어진 오늘마저 행인같이 지나가도
여기저기 작은 꽃들 별빛 담뿍 받고 있죠
그대도 고개 드나요
향기 머금은 이름들!
김태경 시인의 <단역배우>
인생에 내가 주인공인 날은 얼마 되지 않아요.
대부분의 나날은
대사도, 조명도 없는 단역배우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단역으로 사는 대부분의 날들도 소중한 날들이죠.
늘 나를 바라봐주는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연인...
그들에게 나는 언제나 주인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