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이마에
다랭이논 대여섯 마지기나
버시고 계셨다
나는 그 다랭이논에서
보리며 벼를 먹고 컸다
그곳도 처음엔
보리와 벼가 자랄 수 없는
버려진 잡초들로 가득했으리
삶에 파이고 세월에 깎이면서
다랭이논이
산비탈에 만들었을 터
반달같이 누워 계신
어머니 병실에
봄 햇살 한 광주리 찾아와
다랭이논에 부려 놓고 간다
조성식 시인의 <다랭이논>
가끔 찾아뵙는 부모님은
뵐 때마다 한 뼘 한 뼘 늙어 가십니다.
게다가 아픈 모습을 뵐 때는 더 마음이 아프죠.
뼈빠지게 자식들 키우고 입힌 어머니에게
햇살같은 자식이었으면 좋겠다 싶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