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고 깡통이래
축구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말도 잘 못하고
머리가 텅 비었다고
형은 나만 보면
깡통 깡통 하는 거야
학교에서 오다가
깡통을 봤어
길 한복판에
떡 버티고 있는 거야
냅다 걷어찼지
일주일 동안
발에 깁스를 하고 다녔어
깡통은 무조건 비어 있다고 생각한
내 잘못이지 뭐
나를 뭘로 채워야
형이 조심할까?
심강우 시인의 <깡통>
캔으로 된 제품을 고를 때
우리가 보는 건 그 속에 담긴 내용물이죠.
겉은 재활용품으로 버려지는 깡콩과 별 차이 없지만
내용물이 가득 차 있으면 함부로 할 수 없지요.
속이 꽉 차 있는 사람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