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갱이국 앞에서 숟가락들이
더글더글했다
된장과 아욱이
구수하고 쌉싸래했지만
나는 그것을 아껴 먹었다
그 국 속에 달이 떠 있고
숟가락과 별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가난하지만
우리는 오얏꽃보다 더 환했다
올갱이국을 끓이는 날엔
먼 곳에서 걸어온 달이 밥상을 기웃거렸다
김민자 시인의 <오얏꽃 피는 저녁>
오얏꽃이 자두 꽃이죠? ^ ^
냄비 하나를 앞에 두고
온 식구의 숟가락이 바쁘게 움직이던 옛날이 생각나네요.
손주들 먹으라고 일부러 밥 한 숟갈을 남겨주시던 할머니,
맛있는 반찬은 그저 식구들에게 양보하는 어머니....
누추하고 가난했지만
사랑만큼은 넉넉했던 그 시절이
참 그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