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6 (목) 우편함엔 편지가 없다
저녁스케치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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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부화하고 있어요,
우편물이나 이물질을 넣지 마세요! 주인백'

언제부턴가 편지가 부재하는 그들의 방
새집 모양의 빨간 우편함엔
새 식구들이 허락도 없이 세를 들었다
뾰족한 주둥이들을 쪽쪽대며
어미를 기다리고 있는 저들의 둥지

쥔장 행세를 하려고 들여다보다가
세 든 사람이 되어 숨죽이는 발길

김기화 시인의 <우편함엔 편지가 없다>


새들을 위해 처마 밑을 내주던 옛날이 생각납니다.
새들이 놀랠까자 문도 살짝 열고
빨래도 다른 곳에 널고 그랬는데 말이죠.
오지 않는 편지 덕에 우편함이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