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2 (수) 비를 기다리며
저녁스케치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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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으면 좋겠다
​우장도 없이 한 십리
​비 오는 들판을 걸었으면 좋겠다
​물이 없다
​마음에도 없고
​몸에도 물이 없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멀리 돌아서 오는 빗속에는
​나무와 짐승들의 피가 들어 있다
​떠도는 것들의 집이 있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문을 열어놓고
​무연하게
​지시랑물 소리를 듣거나
​젖는 새들을 바라보며
​서로 측은했으면 좋겠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아주 멀리서 오는 비는
​어느 새벽에라도 당도해서
​어두운 지붕을 적시며
​마른 잠 속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상국 시인의 <비를 기다리며>


비가 오는 날,
생각이 많아지는 이유는
내리는 빗속에 그리움이 있고
추억이 있고 사랑이 깃들어있기 때문은 아닌지...
내리는 봄비에 건조해진 마음까지 촉촉해진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