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 번 만나자
언제 한 번 밥 먹자
늘 언제 한 번으로 수인사 나누지만
누구도 묻지 않는다
그때가 언제인지
누구지?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청첩장에서
꽃샘추위 들이닥치듯 찾아든 부고장까지
툭하면
납기일 찍힌 고지서로 날아드는 걸
<부의>, <축의> 봉투 들고 품앗이 나선 날
얼마만이야! 호들갑 떨다 살며시 고명 얹듯
난 지금 바빠서 말야
언제 한 번 또 보자
노영임 시인의 <중년 나이 - 언제 한 번>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은
시간나면 만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만나야 하는 거 같아요.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연락해보는 건 어떨런지요.
수화기를 놓으며 하는 말이
‘언제 한번 보자’가 아니라
아예 날을 정해 ‘그 날 보자!’가 될 수 있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