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틈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풀꽃도 피어 있다.
틈이 생명줄이다.
틈이 생명을 낳고 생명을 기른다.
틈이 생긴 구석.
사람들은 그걸 보이지 않으려 안간힘 쓴다.
하지만 그것은 누군가에게 팔을 벌리는 것.
언제든 안을 준비 돼 있다고
자기 가슴 한쪽을 비워놓은 것.
틈은 아름다운 허점.
틈을 가진 사람만이 사랑을 낳고 사랑을 기른다.
꽃이 피는 곳.
빈곳이 걸어 나온다. 상처의 자리.
상처에 살이 차오른 자리.
헤아릴 수 없는 쓸쓸함 오래 응시하던 눈빛이 자라는 곳.
배한봉 시인의 <빈 곳>
빈틈 보이지 않는 완벽한 사람보다
살짝 부족한 부분이 있는 사람이 정이 간다고 하죠.
뭐라 그럴까...
인간미가 사람에게서는 따뜻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나의 빈틈은 나무가 자라고 풀꽃이 피는 그런 자리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