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6 (화) 봄날 아침
저녁스케치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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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입니다 그녀의 입김이 닿으면 산이 풀리고 들판이 온통 몸살을 합니다 차고 어두운 땅 속을 흐르는 대지의 피가 나무를 타고 올라와 마른 껍질을 뚫고 어린 배추벌레처럼 곰실거리며 연둣빛 잎새로 기어 나와 참새의 혓바닥 같은 꽃잎을 내밉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런데요, 이 놀라운 세상에서 오늘 아침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며 숨 쉬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요

이진흥 시인의 <봄날 아침>


아침에 창문을 열면
훨씬 연해진 바람에 가슴이 설레고
파란하늘에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꺼내게 되는 걸 보면
봄의 입김에 녹아드는 것이
산과 들판 같은 자연만은 아닌 거 같습니다.
스르륵 스며드는 봄 기운에
세상에 모든 만물이
조금씩 조금씩 녹아드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