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집밥 집이 생겼다
내가 돌아오지 않아서
집밥이 집을 나왔다
집에서 저녁을 먹기가 힘든 세상이다
저녁이 있는 삶, 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정치인은 오래전에 낙선했다
이 저녁은 누구의 것일까
밥알을 씹으며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나의 저녁은 안녕하신가
스스로에게 인사하곤 했다
야근을 거부한 내게
동료들은 차가운 것 같다
저녁을 돌려받았는데
떳떳하지 못하다
의리 없는 사람인 것 같다
의리가 질투 같다
집밥 집이 유행할 거라고 한다
집밥이 그리워 독신을 포기한 친구도
외식이 잦다고 한다
하상만 시인의 <집밥>
아침은 거르는 사람들이 많고,
저녁은 야근하느라 못 먹고,
학생들은 학원 가느라 바빠서
인스턴트음식으로 떼우구요.
집밥 먹기가 참 힘든 요즘이죠.
일찍 퇴근하자니 남은 동료들이 걸리고,
며칠씩 야근을 하기에는 가족들이 걸리고...
궁여지책으로 택한 가정식 백반을 먹는데
마음이 헛헛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