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쓴 사랑 너무 아픈 상처 너무 빨간 사과…… 너무 즐거운 너무 쓸쓸한 너무 시린 너무 너무 너무한 즐거워 쓸쓸해 사랑해…… 너무가 뱉어 내는 말이 얼마나 될까 너무가 너무를 너무하다 사과 한 입 베어 물고 너무한다 미안해 아파 시려 그러다가 너무해서 너무한 줄 모르는 너무가 범람하면 마음은 어디로 갈까 가령, 없어 없음이 없어 없음이 너무 없어 너무 없어 하다 보면 없음이란 이 좋은 말이 부질없이 부질없다 부질없다는 것이 정확해질 때까지 숨 몰아쉬지 않아도 수백만 번 너무하지 않아도 명랑한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간다 우리는 너무 너무너무 쉽게 도대체 너무한다 정말 매우 여전히 훨씬 진짜 아주…… 이런 쫀득한 우리가 되어 볼까 어느새 간절해져서 다시 그윽해져서 그야말로 정말이지 진짜가 되어 눈물겨울까
권정일 시인의 <너무는 너무하지 않는다>
원래 '너무'라는 말은 부정적인 상황을 표현할 때만 썼는데요.
언제부턴가 긍정적인 상황이나 감정을 표현할 때도
너무라는 말을 많이 쓰는 바람에
지금은 사전적인 뜻이
긍정, 부정에 모두 쓸 수 있게 바꼈네요.
언제부턴가 강하게 표현하는 세상이 된 거 같죠.
연하게 말해서는 관심을 안 둬서 그런가?
맞아요. 강하지 않아도 쫀득한 단어!
정말, 매우, 여전히 아주... 가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