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공책
네모 칸 속에
삐뚤삐뚤
글자가 들어앉는다.
선생님이
불러 주는 대로
새가
들어앉는다.
나무가
들어앉는다.
모르는 글자가 나오면
끙, 끙,
아이가 들어가 앉는다.
이재순 시인의 <받아쓰기>
일주일에 한번씩
공책에 받아쓰기를 하던
코흘리개 시절이 있었죠. 생각나시나요?
100점 맞고 의기양양한 친구가 있었는가 하면
빨간 비가 죽죽 내리는 공책을 받고는
부끄러워 뒤로 감추던 친구들도 있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잘들 살고 있겠죠?
생각할수록 아련해지는 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