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너를 작고 못생겼다고 할까
너의 짧은 생은 참으로 치열했고
마지막 은빛 파닥거림은 장엄했다
너는 떼지어 다닐 때가 빛났고
혼자 있을 때는 빳빳한 주검이었다
그 여리고 애처로운 몸으로
넓은 바다를 눈부시게 누볐던
너는 아직 내 안에서 희망이 되어
슬프도록 파닥거리고 있다
문순태 시인의 <멸치>
그물에서 갓 건질 때
은빛으로 빛나던 멸치는
다 함께 바닷속을 몰려다닐 때
가장 힘 있고 빛났던 존재입니다.
작은 소망이라도 가슴 속에 있을 때 빛이 나고
우리도 혼자 있을 때보다 함께 있을 때 빛이 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