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4 (토) 땅
저녁스케치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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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 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 속으로 덩굴이 애쓰며 손을 내미는 것도
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들이 다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랗게 맺힌 꽃씨를 모아
아직 터지지 않은 세계를 주리

안도현 시인의 <땅>


돈보다 값진 것을 물려주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땅보다는 그 땅에 핀 꽃을 먼저 보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꽃의 노랫소리를 듣고,
줄기가 청하는 악수를 받아줄 줄 아는 아이,
자라선 자신의 꽃밭을 가꿀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게
자식을 키우는 모든 부모의 바람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