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6 (월) 기적
저녁스케치
2018.03.26
조회 228
그건 참 기적이야
산에게 기슭이 있다는 건
기슭에 오솔길이 있다는 건
전쟁통에도 나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건
중병에도 나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았으며.
햇빛은 나의 창을 끝내 떠나지 않았다는 건
내가 사랑하니
당신의 입술이 봄날처럼 열린다는 건

오늘 아침에도 나는 일어났다, 기적처럼

강은교 시인의 <기적>


이루어지지 못할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걸
우리는 기적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파란 하늘이 짙은 먼지에 가려지고,
거리가 뿌옇게 변하고,
숨조차 맘대로 쉴 수 없게 되니
당연하게 주어지던 세상의 모든 것이
다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