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3 (금) 마늘밭의 꿈
저녁스케치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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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의 쪽마늘들이
지푸라기에 덮인 채
혹한을 견디고 있었는데,
얼어붙은 흙 속에서 쪽마늘들이
어떻게 뿌리를 키우고
바람과 햇볕을 엮어
푸른 싹을 만들며
통마늘을 꿈꾸는 것인지

얼음 속에서
맵고 아린 맛도
만드는 것인지,
매운 몸으로
마늘밭을 채워가는 것인지
지푸라기에 덮인 채
통마늘을 꿈꾸는 것인지

이건청 시인의 <마늘밭의 꿈>


한겨울 동안
차디찬 땅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낸 마늘은
이름 봄, 어느 농작물보다 먼저
새싹을 틔우는 채소죠.
독한 마음을 품고
강하고 끈질기게 키운 꿈은
찬바람과 언 땅도 어쩌지 못하는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