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위에 계란판을 쌓고 있는 남자
호잇~~짜 후잇~~짜 추임새를 넣어 가며
흔들 산들 리듬을 타고 있다
아슬아슬 높아지는 탑에 음표를 걸어 주는
저 흥겨운 몸짓,
멀뚱히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계란판 쌓는 데도 수가 있어요
곡선허고 곡선이 만날라도 리듬이 필요하당 게요
신명은 없고 신중만 있으면 알이 다 깨져 버리지라
야무진 입매로 지나가던 곡선 두 줄이 활짝 열린다
신념이 신명을 받아들이지 못해 뻣뻣하게 굳어 가던 나
오래된 철심 하나 뽑아내고 돌아서는 순간이었다
장이엽 시인의 <계란판의 곡선이 겹치는 동안>
계란판을 쌓는 간단해 보이는 일에도
그만의 리듬이 있고 노하우가 있었네요.
곡선과 곡선이 잘 만나지는 리듬을 찾기 위해
아저씨는 부단히도 많은 노력을 했을 테지요.
기왕에 하는 일이라면 신명나게 해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