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9 (금) 밤 산책
저녁스케치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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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거리는
길고양이를 따라 걷는 밤이죠

한사코 숨는 고양이에게
비릿한 눈인사를 건네는 밤이죠

아웅, 울음 끝에 매달린
뿌연 가로등 같은
너무 큰 알사탕 같은
상처를 핥아보는 밤이죠

어디까지 왔나
목구멍만큼 헛헛한 어둠 속에
도무지 삼킬 수 없는 무엇이 있어
뭉클한 향기는 번지나 두리번거리며
꽃 핀 실패를 향해 행군하는 밤이죠

이정민 시인의 <밤 산책>


낮에 하는 산책하고 밤 산책은 좀 다르죠.
나의 상처를 더듬어보기도 하고
나는 어디쯤 왔는지 돌아도 하고...
뛰어가느라 바쁜 우리에게는
절음발이 고양이처럼
아주 느리게 걷는 시간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