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4 (수) 태산이시다
저녁스케치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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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아저씨가 먼저 인사를 건네셔서 죄송한 마음에 나중에는 내가 화장실에서든 어디서든 마주치기만 하면 얼른 고개를 숙인 거라. 그래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우편함 배달물들을 2층 사무실까지 갖다 주기 시작하시데. 나대로는 또 그게 고맙고 해서 비 오는 날 뜨거운 물 부어 컵라면을 하나 갖다 드렸지 뭐. 그랬더니 글쎄 시골서 올라온 거라며 이튿날 자두를 한 보따리 갖다 주시는 게 아닌가. 하이고, 참말로 갈수록 태산이시라.

김주대 시인의 <태산이시다>


마음을 주는데도
상대는 차가운 벽일 때가 많아요.
그러면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나조차 문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아직 세상에는 정이란 게 남아있습니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이렇게 훈훈한 정이라면
갈수록 태산이어도 좋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