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7 (토) 어떤
저녁스케치
2018.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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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에겐 나무가 꼭 필요해. 잘 살기 위해서.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그 소리를 듣는 일이. 어떤 사람에겐 남의 행복이, 또 남의 고통이 필요해. 어떤 가치 없고 무고한 타인의 죽음이 필요하고, 흔들리는 나무 밑에서 그런 비극을 떠올리며 어쟀든 좀 슬픈 것 같은 순간이 필요해. '어떤 사람은 그냥 걷다가도 죽는대. 사랑하다 죽고. 사랑을 나누다가 기쁨이 넘쳐서 죽고. 산에서 죽고. 바다를 건너다 죽는대.' 어떤 사람에겐 행복이 필요해. 꼭 나무를 보듯 불행이 필요하고. 어쨌든 어던 믿음, 소망, 관용, 이런저런 이야기가 필요해.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자신, 옆 사람, 어떤 사람, 그것도 아니면 크든 작은 사람을 닮은 그 무엇의 기쁨과 슬픔이. 우리에겐 우리와 비슷한 형상에 대한 사랑이 필요해. 어떤 나쁜 마음이라도. 잘 살기 위해서. 조각난 파과 다리, 터지고 일그러진 얼굴에 대한 말이 꼭 필요해.

김상혁 시인의 <어떤>


누군가가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건
누구나 다 필요하죠.
그래서 서로 뺏기지 않으려 다투고
가지고 있는 것을 숨기기도 하죠.
그러지 말고 조금씩 나누면 어떨까요?
행복을 나누고, 불행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필요한 사랑과 믿음을 얻는 겁니다.
그게 우리가 잘 사는,
우리를 외롭지 않게 하는 방법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