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2 (금) 서점을 나서며
저녁스케치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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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두고 싶은
생각할수록 초라한 과거가
그대에게도 있는지

서점에서 사고싶은 책을 만지고 또 만지다
주머니가 비어 돌아서던 시절이 있었는데
소설도 한 권 월간지도 한 권 전문서적도 한 권
보고싶은 책 넉넉히 사들고 서점을 나서는 오늘
분수처럼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이 충만감
어금니 시리도록 슬픈 기억들이 복병처럼 나타나
가슴 가득 왜 이리 화사한 꽃밭을 만드는지
과거가 초라하면 할수록
평범한 오늘의 일상이 때로는
이리 눈부신 행복이 되는 것인지

아무도 몰래 손등으로 훔쳐낸 눈물이
망초꽃 지천으로 피어 흐르는 강물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이 작은 충만함을
그대는 아시는지.

강만 시인의 <서점을 나서며>


사정이 여의치 않던 시절,
먹을 것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도 참아야했던 그 시절의 눈물이
이제는 나를 밝혀주는 등불이 돼주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나면
평범한 일상조차도 행복으로 다가오는 때가 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