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가득한 목소리로
오, 오, 오오, 여가수가 노래한다
남겨진 여자가 노래한다
마음을 두고 떠난 여자도 노래한다
후회로 파르르 떠는 노래를 들으며
나는 인터넷 벼룩시장에서
마사이 워킹화를 산다
판매글 마지막에 적힌
‘후회는 없을 거예요’
그 한 구절에
일전엔 돌체앤가바나 손목시계를 샀다
작년 여름엔 소니 디지털 카메라를 샀다
나를 무장해제시키는,
후회는 없을 거예요
벌써 후회하는 듯한,
후회는 없을 거예요
서글픈 목소리로 나직이,
후회는 없을 거예요
그 시계와 카메라는 상자째
서랍 안에 있다
후회는 없다
오, 오, 오오~
황인숙 시인의 <후회는 없을 거예요>
사람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죠.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래 놓고
또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어쩌면 매일 깨닫고 매일 반성해도
그 언저리를 맴도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